항공 철도차량 석유화학 등 사업구조조정 대상 관련 업종들이 다음달부터
잇달아 외자유치에 나선다.

채권단의 출자전환의 전제조건으로 외자유치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최소한
외국업체의 투자약속이라도 먼저 받아내기 위한 것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5대그룹 7개 사업구조조정 대상 업종 가운데 비교적 빠
르게 통합 출범 준비를 마친 이들 3개 업종은 금융권에 조기 출자전환을 요
청하는 동시에 외자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항공은 통합법인 출범을 준비 중인 가칭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의 임인
택 사장 내정자 등 대표들이 다음달 3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유럽과 미국에
서 외자유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철도차량의 경우도 가칭 한국철도차량주식회사의 정훈보 사장 등이 다음달
에 외자유치를 위한 해외로드쇼를 벌이기로 했다.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동등지분으로 통합키로 한 유화의 경우는
양사가 별도로 외자유치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두 회사는 당초 최고 50%까지 지분 참여키로 했던 일본 미쓰이화학이 15%
이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나머지 35%의 외자유치 협상에 각각
나서기로 했다.

이들 업체들은 삼성-대우간 자동차.전자 빅딜과 현대-LG간 반도체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권이 출자전환 등 지원조치를 시사하자 서둘
러 외국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항공 철차 유화의 경우는 이미 통합준비
가 상당히 진척됐다"며 "금융권도 외자유치와 출자전환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그룹의 빅딜이 가능하면 임.단협 시즌 이전에 매듭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 대한 금융조치가 패키지로
마련될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들 3개 업종은 전경련이 주도한 7개 업종 사업구조조정 협상 대상 업종
가운데 초기부터 지분율 실사원칙 등에 합의했으나 금융권이 출자전환 등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수개월째 통합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권영설 기자 yskw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