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7일 지병으로 서거함에 따라 가뜩이나 불안한
중동정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무력공격을 받고 있는 이라크나 올해중 국가성립 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다를바 없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 등 주요 중동 국가 지도자들도 고령 또는
지병을 앓고 있어 언제 후세인의 뒤를 따를지 모르는 상태다.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제로 분열과 갈등의 조짐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도자들의 세대교체까지 겹쳐 중동 정세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요르단 자신만 해도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실업과 빈곤 물부족등으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팔레스타인및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립이 화급한 과제다.

이스라엘은 요르단에 사실상의 근거지를 마련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요르단 국경에 배치시켜놓고 있다.

요르단은 이런 민감한 외교적 문제를 그동안은 후세인 국왕의 개인적
능력에 의존해 왔었다.

서방 국가들이 후임자인 압둘라왕 체제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미국등 서방 각국은 중동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3억달러를 요르단에 긴급지원키로 했고 G-7국가들에게도 지원을
요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등은 압둘라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압둘라왕이 아버지인 후세인처럼 각국의 신뢰를 받으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같다.

정치적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데다 요르단과 중동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사건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하마스등 과격 반이스라엘단체들이 요르단을 거점으로 활동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군인출신으로 정치에는 초년병인 압둘라왕에게 이같은 상황은 커다란
어려움을 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한편 후세인국왕에 대한 영결식은 8일 김종필 국무총리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부부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거행됐다.

<조주현 기자 forest>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