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다니다 지난해 6월말 퇴직한 김명석(52.가명)씨.

그는 퇴직위로금으로 받은 돈을 유상증자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김씨는 지난해 7월30일자 한국경제신문을 보고 삼성전관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국내 여건상 삼성전관은 부도날 가능성이 거의 없고 30%나 할인해 신주를
나눠 준다기에 투자 기회라고 판단했다.

3만원대에 머물고 있던 삼성전관의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8월18일 1억원에 삼성전관 주식 3천1백49주를 샀다.

배정기준일은 9월4일이지만 미리미리 사두자는 생각에서였다.

9월4일까지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한 그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를
얻었다.

이후 삼성전관의 유상증자 배정비율은 주당 0.17주, 유상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2만1천3백원으로 결정됐다.

주식시장이 워낙 침체기여서 실권을 막기위해 할인율을 높게 책정했던 것.

김씨는 청약일인 10월14일 1천1백39만원을 내고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
한도인 5백35주를 청약했다.

모두 1억1천1백39만원 어치로 삼성전관 주식 3천6백84주를 산 셈이었다.

삼성전관 유상신주는 11월3일 상장됐다.

상장되자마자 팔려고 마음먹었던 그는 일단 주가 추이를 살펴보기로 했다.

충분히 오른 다음 매도키로 했다.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주가는 올해 1월초까지 계속해서
올랐다.

마침내 주당 6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쯤에서 팔기로 했다.

그는 1월8일 갖고 있던 삼성전관 주식을 주당 6만원의 가격에 모두 팔았다.

매도대금으로 2억2천1백만원을 받았다.

투자한 돈이 1억1천1백39만원이니 1억9백61만원을 남긴 것이다.

수익률이 1백%에 육박했다.

투자기간이 5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이율로 따져 2백%를 넘는다.

같은기간 최고 금리를 준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투자한 것보다 10배이상 많은
수익을 올렸다.

김씨는 "유상증자 투자는 주가 상승기에 유력한 투자수단"이라며 "종목은
주가가 급등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것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