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5일 청와대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주요 정국현안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자민련이 독일식 순수내각제를 골간으로 하는 헌법요강을 마련하고
김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간 담판 시한을 오는 25일로 결정한 상태여서 박
총재가 이를 김 대통령에게 건의할 지 주목된다.

박 총재는 지난 1일 김용환 수석부총재로부터 헌법요강과 개헌추진일정을
보고받으면서 "김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내에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씀드리겠
다"고 밝혔으며 2일 긴급 총재단회의에서도 이같은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박 총재는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3일 비서실을 통해 "두 분이
말씀을 하고 계신데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한발짝 물러섰다.

박 총재의 한 측근은 "박 총재가 김 부총재에게 그런 뜻을 밝힌 것은 사실"
이라면서 "그러나 박 총재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박 총재가 주례회동 전에 이강래 청와대정무수석을 통해
서면으로 자민련의 입장을 전달한 뒤 김 대통령의 반응을 지켜보는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