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불원인인원도
산비리속속리산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도를 멀리하는 것이며, 산이
속세를 떠난 것이 아니고 속세가 산을 떠났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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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구는 임제가 속리산에 들어가 중용을 8백번이나 읽고 나서 지은 것인데
바로 "중용"에 있는 말을 본받아 쓴 것이라 한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보인다.

도는 실체가 아니고 사람이 추구하는 하나의 가치개념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도가 멀어져가는 것은 도가 자체의지로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그 도를 멀리하는 것이다.

또 산은 속세가 싫어서 속세를 떠난 것이 아니고 속세가 산을 떠났다는
것이다.

잘 사는 나라가 우리를 떠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잘 사는 나라 만들기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