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여인의 얼굴은 이런 색으로 꾸며진다.
지난해 유행했던 그레이는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 자리를 핑크가 차지한다.
그만큼 여인의 눈빛은 맑아진다.
포도주빛 입술은 한결 엷어진다.
눈자위와 볼은 복숭아꽃처럼 피어난다.
핑크와 베이지가 섞여 IMF불황도, 실직의 아픔도 모르는 청순한 모습을
연출한다.
"누드 메이크업", 즉 화장을 했는지 안했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가벼운
메이크업도 유행한다.
올 봄에는 맨얼굴 같은 베이지색 여인을 자주 대하게 됐다.
화장품업체들은 지금 들떠 있다.
여인들의 얼굴이 핑크빛으로 살아나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날이 멀지
않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서둘러 봄 메이크업 패턴을 발표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이들이 내건 메이크업 주제는 한결같이 밝다.
큐빅 99(태평양), 아름다운 만남-청혼(LG생활건강), 플라워 가든
(한국화장품), 오! 해피데이(나드리화장품), 스위트 드림(한불화장품)..
화사한 얼굴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이다.
<> 피부 =피부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화장한다.
자연스럽고 투명한 피부를 연출하는 것이 목표다.
라이트퍼플이나 네이비그린 등의 메이크업베이스로 피부결을 정돈한뒤
자신의 피부색보다 한단계 밝은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파우더를 가볍게 톡톡 찍어 발라 투명하게 마무리한다.
<> 눈화장 =눈썹은 펜슬로 그린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핑크나 오렌지에 화이트가 가미된 아이섀도로 눈두덩이 전체를 바른다.
아이라이너는 눈머리에서 눈꼬리까지 블랙으로 그린다.
올 봄 눈화장의 특징은 강조하고 싶은 부위에 핑크나 실버 계통의 멀티펄젤,
샤이닝펜슬 등으로 덧발라 번쩍이는 느낌이 들게 한다는 점이다.
<> 입술화장 =자연스럽게 그려주는 것이 기본이다.
브라운 계통으로 입술선을 약간 둥글게 그린뒤 핑크나 오렌지 계통의
립스틱을 바른다.
직접 문지르지 않고 브러시로 찍어 바르면 입술이 보다 자연스럽고 투명한
느낌을 준다.
올 봄 입술화장의 포인트는 립스틱을 바른뒤 립글로스를 덧발라 물을 머금은
듯 반짝이고 촉촉한 느낌의 입술을 연출하는 점이다.
<> 기타 =손톱에는 얼굴 색상에 맞춰 네일에나멜을 바른뒤 점을 찍듯
펄젤을 덧발라 반짝이게 한다.
헤어 컬러는 튀지 않고 강렬하지 않은 레드체리나 옐로오렌지가 유행한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