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총장과 이원성 차장은 출근하자마자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대전비리 수사를 일정대로 추진하라"고 지시하는 등 비장한 모습이었다.

김 총장은 "이번 사건으로 조직 내부에 동요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조직
추스르기에 적극 나서라"고 간부들에게 지시, 후유증을 우려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심 고검장이 부하 검사를 시켜 자신의 연루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점을 성토하면서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심 고검장을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심 고검장의 징계 사유는 크게 2가지.근무지 무단이탈과 검사의 체면.위신
손상행위다.

법무부는 징계위 소집에 앞서 곧바로 직위를 해제하고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이날 법조계 주변에서는 심 고검장의 수뇌부사퇴 요구 성격에 대해
해석이 분분했다.

검찰 설명대로 대전 이종기 변호사 사건에 연루된 심 고검장이 사표 제출을
종용받자 자기합리화를 위해 튀는 행동으로 항명했다고 보는 해석이 있다.

반면 심 고검장이 작은 비리혐의에 걸려 사표 제출을 종용받았더라도 27일의
발표는 용기없이는 할 수 없는 고위간부의 최초 양심선언으로 해석해야 한다
는 견해도 있다.

심 고검장이 평소 강직하고 후배 검사들로부터 호평받아온 점을 감안할 때
양심선언적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다.

<>.법원도 심 고검장의 폭탄발언이 대전 비리에 연루된 판사들의 처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하면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안용득 법원행정처장 등 주요 간부들은 이날 오전 출근하자마자 심 고검장
발언내용과 검찰 분위기를 보고받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심 고검장의 성명은 대전 법조비리 사건을 지적하기
보다는 검찰이 정치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돼 왔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라면
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확보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찰 초유의 "항명 파동"을 일으킨 심 고검장은 이날 평소보다 한시간
늦은 오전 10시께 출근한 뒤 기자들의 면담 요구를 거절한 채 집무실로
들어갔다.

심 고검장은 기자들의 끈질긴 면담 요구에 명노승 차장검사를 통해
"현 수뇌부가 사퇴하지 않으면 나도 사퇴하지 않는다는 어제의 발표 내용
그대로"라면서 자신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 고기완 기자 dadad@ 손성태 기자 mrhand@ 대구=신경원 기자 shin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