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바나나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양측간 무역 전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과 EU는 25일 제네바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조정기구에서 당사자
협상을 갖고 EU의 바나나 수입제도를 둘러싼 이견 조정을 시도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고 EU의 로더릭 애보트 WTO 대사가 말했다.

또 EU의 주요 수출 품목에 보복 관세를 물리려는 미국의 계획도 도미니카
등의 반대로 WTO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WTO는 만장일치로 안건을 채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EU측이 미국의 보복 관세 부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WTO 회의를
무산시킨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럽이 바나나 차별 수입 관행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오는 2월1일자
로 5억2천만달러 상당의 EU 수출품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미국은 EU간의 바나나 분쟁은 EU가 옛 식민지 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바나나에 대해 특혜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미국측이 이의 시정을 요구
한데서 비롯됐다.

바나나 분쟁은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 대륙간의 경제주도권 다툼으로 번져
양측의 갈등을 심화시켜 왔다.

EU는 이번 기회에 미국의 통상법을 WTO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며 미국은
EU산 주요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보복관세 승인안이 부결되었다고 해서 미국의 보복관세
정책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