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전망] (인터뷰) 톰 번 <무디스 부사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늦어도 오는 3월말까지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문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혀 조만간
등급 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무디스의 한국 담당 최고 책임자인 톰 번 부사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일본 등 아시아의 어떤 나라도 따르지 못할 개혁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무디스는 내달 8일을 전후해 실무 직원들을 대동, 한국을 실사하기 위해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번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무디스가 작년 12월 한국을 "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review for possible upgrade)"으로 지정한 사실과 관련
"한국은 투자부적격으로 강등됐던 1년여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경제적
안정을 되찾았다"며 "이같은 상황 변화를 등급 심사에 적절히 반영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번 부사장은 "브라질 외환 위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의 경기 동향이 한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번 부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브라질 외환 위기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외국계 단기 투자 자금의 유입이 다소 줄어 들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장기 투자 자금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브라질 경제는 펀더멘틀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제 투자자들은 이 점을 분별할 만큼의 안목이 있다고 본다"
-지난 1년여 동안 한국이 추진해온 경제 구조 조정작업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상당한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외환 분야에서는 더이상 환란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유고가
확충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의 변화도 눈부시다.
1-2금융권을 막론하고 퇴출-매각-합병 등의 메가톤급 조치들이 성공적으로
실시됐다.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어떤 나라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가시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본다.
그런 변화들이 신용등급을 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업들의 투명성 문제도 실질적으로 개선됐는가.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나 옳은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금융 개혁 등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남은 것은 실천의 문제인데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작년 12월 무디스는 한국을 "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언제쯤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는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낼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관찰 대상"과 같은 유동적 상태는 3개월 이상 지속시키지는
않는다는 게 무디스의 내부 방침이다.
따라서 한국에 대해서는 신용 등급 상향 여부를 늦어도 3월중에는 확정지을
계획이다.
곧 한국을 방문해서 재경부 한국은행 등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필요한
실사를 벌일 것이다.
물론 "관찰 대상"으로 지정한 뒤 등급을 조정하지 않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예가 작년 상반기 때의 한국이다.
무디스는 97년 12월 한국을 Ba1으로 강등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구조 개혁이 시작된 점 등을 감안해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한국 방문 일정은 확정됐는가.
"그렇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
모든 것은 한국 재경부에서 공표하기로 돼 있다"
-최근 한국의 주가 상승을 거품으로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이 또다시 조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데.
"지난 1년여 동안 한국 경제가 괄목할 만큼 개선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은 아시아 전체의 구조 개혁을 이끄는 위치로까지 올라서 있다.
97년 7월 태국 통화위기 이후 일본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신용등급
이 강등됐지만 "상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에 오른 나라는 한국이 처음
이다.
일본은 아직도 "부정적 전망 대상(negative outlook)"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얘기다"
-태국을 한국보다 한발 앞서는 "구조 개혁 최우등생"으로 꼽는 사람들도
많은데.
"한국과 태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
정부 정책이나 경제 구조 등에서도 유사하다.
또 두 나라 모두 매우 진지하게 구조 조정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개혁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이행 과정 등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다만 개혁의 성과만 놓고 본다면 큰 폭의 무역흑자로 외환 보유고를 대거
확충하고 IMF 지원금을 조기 상환하는 등의 실적을 쌓고 있는 한국이 한발
앞서 있다고 본다"
-무디스의 신용 등급 판정 기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평가대상 국가경제의 움직이는 방향"이 우리의
판정 기준이다.
지금 현재의 상황이나 과거는 중요치 않다.
향후 2-5년 동안 그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가
등을 중요하게 따진다.
한국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장은 실업 대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가 한국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한국경기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구체적으로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간의 침체에 대한 자연스런 반등으로 본다.
다만 한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도 변수들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수출 증가에 도움을 주어온 엔화 강세가 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들이 국내 불황을 회피
하기 위해 수출의 고삐를 바짝 당길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한국에는
반갑지 않는 소식이다.
또 한국이 총 수출의 절반을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이 올해도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는 점도 악재다.
유럽과 미국 경제도 작년 만큼 좋을 것 같지는 않다.
한국으로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
신용등급 상향 조정 문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혀 조만간
등급 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무디스의 한국 담당 최고 책임자인 톰 번 부사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일본 등 아시아의 어떤 나라도 따르지 못할 개혁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무디스는 내달 8일을 전후해 실무 직원들을 대동, 한국을 실사하기 위해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번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무디스가 작년 12월 한국을 "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review for possible upgrade)"으로 지정한 사실과 관련
"한국은 투자부적격으로 강등됐던 1년여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경제적
안정을 되찾았다"며 "이같은 상황 변화를 등급 심사에 적절히 반영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번 부사장은 "브라질 외환 위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의 경기 동향이 한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번 부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브라질 외환 위기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외국계 단기 투자 자금의 유입이 다소 줄어 들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장기 투자 자금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브라질 경제는 펀더멘틀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제 투자자들은 이 점을 분별할 만큼의 안목이 있다고 본다"
-지난 1년여 동안 한국이 추진해온 경제 구조 조정작업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상당한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외환 분야에서는 더이상 환란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유고가
확충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의 변화도 눈부시다.
1-2금융권을 막론하고 퇴출-매각-합병 등의 메가톤급 조치들이 성공적으로
실시됐다.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어떤 나라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가시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본다.
그런 변화들이 신용등급을 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업들의 투명성 문제도 실질적으로 개선됐는가.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나 옳은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금융 개혁 등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남은 것은 실천의 문제인데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작년 12월 무디스는 한국을 "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언제쯤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는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낼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관찰 대상"과 같은 유동적 상태는 3개월 이상 지속시키지는
않는다는 게 무디스의 내부 방침이다.
따라서 한국에 대해서는 신용 등급 상향 여부를 늦어도 3월중에는 확정지을
계획이다.
곧 한국을 방문해서 재경부 한국은행 등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필요한
실사를 벌일 것이다.
물론 "관찰 대상"으로 지정한 뒤 등급을 조정하지 않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예가 작년 상반기 때의 한국이다.
무디스는 97년 12월 한국을 Ba1으로 강등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구조 개혁이 시작된 점 등을 감안해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한국 방문 일정은 확정됐는가.
"그렇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
모든 것은 한국 재경부에서 공표하기로 돼 있다"
-최근 한국의 주가 상승을 거품으로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이 또다시 조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데.
"지난 1년여 동안 한국 경제가 괄목할 만큼 개선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은 아시아 전체의 구조 개혁을 이끄는 위치로까지 올라서 있다.
97년 7월 태국 통화위기 이후 일본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신용등급
이 강등됐지만 "상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에 오른 나라는 한국이 처음
이다.
일본은 아직도 "부정적 전망 대상(negative outlook)"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얘기다"
-태국을 한국보다 한발 앞서는 "구조 개혁 최우등생"으로 꼽는 사람들도
많은데.
"한국과 태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
정부 정책이나 경제 구조 등에서도 유사하다.
또 두 나라 모두 매우 진지하게 구조 조정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개혁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이행 과정 등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다만 개혁의 성과만 놓고 본다면 큰 폭의 무역흑자로 외환 보유고를 대거
확충하고 IMF 지원금을 조기 상환하는 등의 실적을 쌓고 있는 한국이 한발
앞서 있다고 본다"
-무디스의 신용 등급 판정 기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평가대상 국가경제의 움직이는 방향"이 우리의
판정 기준이다.
지금 현재의 상황이나 과거는 중요치 않다.
향후 2-5년 동안 그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가
등을 중요하게 따진다.
한국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장은 실업 대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가 한국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한국경기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구체적으로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간의 침체에 대한 자연스런 반등으로 본다.
다만 한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도 변수들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수출 증가에 도움을 주어온 엔화 강세가 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들이 국내 불황을 회피
하기 위해 수출의 고삐를 바짝 당길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한국에는
반갑지 않는 소식이다.
또 한국이 총 수출의 절반을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이 올해도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는 점도 악재다.
유럽과 미국 경제도 작년 만큼 좋을 것 같지는 않다.
한국으로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