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의 꽃 장미.

이를 놓고 3천만달러를 웃도는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른바 장미전쟁.

전쟁 당사자는 2천4백여 국내 장미생산농가등과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화훼선진국의 육종회사들.

영세하기 그지 없는 국내 업체들이 맞서기엔 버거운 상대다.

외국사들의 요구사항은 세가지.

농가에는 상표권보호와 로열티지급, 유통업체에는 손해배상이다.

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화훼관련업계의 존폐가 엇갈린다.

이에대한 국내 업계의 대응은 공동전선 구축이다.

한국화훼협회와 농림부 농협 유통공사 등이 공동으로 지식재산권의 대가인
김주원 변호사를 선임,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다.

<> 발단 =독일의 코르데스, 네덜란드의 르 로이터, 일본의 게이세이 등
장미육종회사와 유통업체들은 한국이 유망한 화훼시장 및 수출국이 될 것으로
판단, 2년전부터 공세를 강화했다.

로열티 지급없이 장미를 생산 판매 수출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농가들이 수출하는 장미는 자신들이 품종개량했을 뿐아니라 상표권까지
보유한 것이라며 한국업계의 해적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 피해예상규모 =외국화훼업자들이 장미에 요구하고 있는 로열티는 한그루
당 1달러 혹은 80~1백엔이다.

국내업체들은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향후 5년이내에 3천만
달러이상이 로열티로 빠져나간다.

수출경쟁력 약화는 물론 대규모 도산이 불가피해진다.

경기도 고양시 K영농조합법인의 경우 장미 25만그루를 재배중이다.

한그루당 로열티 1달러씩을 지불할 경우 약 3억~4억원의 추가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이는 20%의 수출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분쟁장미품종 =외국사들이 상표권등을 주장하고 있는 장미품목은
카디널 레드산드라 리틀마블 롯데로즈 노블레스 등 24개 품종이다.

이중 독일의 코르데스사는 국내 특허청에 레드산드라 등 21개 품종을
상표등록한 후 한국의 대리업체를 통해 상표권사용중지 및 로열티납부를
요구하고 있다.

코르데스사의 한국 대리업체인 코로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내에서 재배중인
장미중 약 65~70%가 코르데스에 상표권과 특허권이 있는 품종"이라고 밝혔다.

<> 대응 =국내업계와 정부는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편
으로는 협상을, 다른 한편으로는 변호사를 통해 외국사를 상대로 상표권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소송대리를 맡은 김주원 변호사는 외국사들이 요구하는 상표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정다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레드산드라와 카디널의 경우 지난 86년부터 널리 재배돼온 것으로 상표법
6조1항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쌀의 상표명을 쌀로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또 레드산드라와 카디널은 모든 사람이 아는 주지상표인 만큼 97년에 와서
상표권을 등록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