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구 < 대우증권 이사 >

경기회복 초기에는 주가수준과 실물변수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같은 괴리는 주가거품에 대한 우려로 연결돼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이런 우려가 해소되려면 오른 주가를 지지할 수 있을 정도로 실물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현재 우리 주식시장은 이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의 지난 11일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우리경제가 이미 저점을 통과했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3.2%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 주식시장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주가급락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어느 정도 희석되고 향후에도 탄력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업실적 호전도 예상되고 있다.

올해 2백10개 제조업체의 경상이익은 41%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주당순이익(EPS)이 96년 수준을 회복하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중 저금리및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되어 영업외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에 따른 영업이익까지 증가할 경우 주가는 든든한 버팀목을
확보하게 된다.

주가가 기업이익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이익 증가라는 측면은 향후 주식시장을 강세로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다.

경기회복과 함께 유동성 부문도 지속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현재 평잔기준 총통화증가율은 26.7%로 80년대초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2.4분기 기업자금 수요증가율은 84%나 감소했는데 이같은
현상은 통화공급확대와 자금수요감소라는 지금의 금융시장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기가 어느 정도 호전되더라도 투자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중에는 이같은 자금시장 호전양상이 이어질 것이다.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대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됨에따라 금융상품간
자금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부동화경향이 가장 높은 MMF가 6조6천억원이나 감소했다.

이 자금중 상당부분이 주식형수익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달동안만 주식형수익증권 잔액이 8천억원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저축자들은 12% 이상의 고금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현재의 금리로는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향후에도 고수익을 노린 자금이동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10월이후 주가가 많이 올랐다.

3저호황을 바탕으로 주가가 대세상승국면으로 진입했던 85~86년에도
1차상승이 98%수준에 그쳤다는 점, 멕시코 스웨덴 등 우리보다 먼저 외환및
금융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이 위기극복이후 주가상승이 1백%정도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간 1백%를 웃도는 주가상승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다.

이같은 점에서 단기과다상승에 따른 우려로 주식시장이 전면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향후의 조정국면은 과거
주가하락기와는 달리 고점부근에서 횡보하는 시간조정의 양상이 강할
전망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탄탄한 수요기반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더없이
좋은 환경에 놓여있다.

지나친 우려보다는 시장을 전향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