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이웃 브라질의 경제위기 불똥이 자국으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휘청거리는 금융시장이 아르헨티나의 긴장감을 반증하고 있다.

브라질이 레알화를 평가절하했던 지난 13일 아르헨티나 주식시장의
메르발지수는 10.2%나 폭락했다.

정작 당사국인 브라질 상파울루 주가가 6%정도 빠진데 비하면 엄청난
파장이었다.

14일에도 메르발 지수는 2%이상 하락해 주식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각종 채권발행을 연기하고
금리를 인상하는등 외자유출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브라질 위기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양국 경제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수출의 30%이상을 차지하는 막대한 시장이다.

따라서 브라질 사태가 악화될 경우 주종 수출품인 자동차 석유화학 등
관련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7년 아르헨티나의 대(대)브라질 수출은 80억6천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31%를 차지했다.

현지에서 발행되는 일간 "라나시온"은 브라질 위기 여파로 아르헨티나
국가위험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외국인 투자감소세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경제전문가인 길레르모 칼보는 "금리 폭등이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다른 경제분석가 아날도 보코는 "레알화 평가절하로 아르헨티나
수출이 타격을 받게 돼 기업들이 당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메넴 대통령은 "89년부터 유지해온 현 경제 체제를 바꿀
생각이 없으며 페소화의 평가절하는 절대 없다"고 잘라말했다.

로케 페르난데스 경제장관도 "레알화의 평가절하, 브라질 중앙은행장의
교체에 투자자들이 과민반응을 보였다"면서 "브라질 사태가 아르헨티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넉넉한 외환보유고(3백12억달러)에다
지난 수년간 금융 및 경제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왔기 때문에 당장 최악의
상황이 닥치진 않겠지만 "감염률"이 매우 높은 경제위기의 속성상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한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