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LG반도체의 인수대금을 전환사채로 지급하는 방안을 LG측에 제의키로
했다.

LG는 이에대해 전환사채의 발행조건을 충분히 검토한후 수용여부를 결정
하겠다고 밝혀 LG반도체의 가격산정논란은 전환사채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전자 고위 관계자는 10일 "LG측이 반도체 양도 대금에 시너지효과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제 관례상 시너지 효과를 미리 계산해
지급한 사례가 없다"며 대안으로 전환사채 지급방안을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면
주가가 오를 것이고 따라서 LG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이득을 얻을수
있다"며 시너지 효과 배분을 주장해온 LG가 이를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대가 LG에 지급 제의할 전환사채규모는 1차로 LG 보유 LG반도체 주식의
싯가총액에 해당하는 1조4천억원선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전자는 계열사들이 지분을 90%정도 보유하고 있어 합병후 1조4천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더라도 경영권 안정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전환사채를 많이 발행할 경우 정부와 약속한 99년말 부채비율 2백%
를 맞추기 어려워져 전환사채규모를 절반선으로 줄이고 현금 또는 금리가
다소 높은 후순위채권을 지급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TI)의 D램 사업을 인수할 당시 6억4천만달러 상당의 주식과 7억5천만달러의
전환사채 그리고 2억1천만달러의 후순위채권을 인수대금으로 지급했다"며
해외에서는 인수대금지급 수단으로 전환사채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
했다.

LG 관계자는 이에대해 "현대측으로부터 아직 정식으로 통보 받지 않아 입장
을 밝힐수 없다"면서 "제의를 받으면 이자율, 전환가격 등 전환사채의 발행
조건을 충분히 검토해 수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와 LG는 지난 6일 김영환 현대전자사장과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간의
합의에 따라 이달말까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11일부터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양사 관계자들은 "시간을 끌어서 좋을게 하나도 없다"면서 직원과 거래선들
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협상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LG가 현대전자의 전환사채발행을 통한 인수대금지급안을 받아들일 경우
전환가격과 만기 이자율 등이 주요 협상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LG에 지급할 전환사채의 만기를 5년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자율은 최근 금리의 하향 안정추세에 따라 연 5~7%선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이 TI에 지급한 전환사채는 만기가 7년이고 수익률은 연 6.5%였다.

최근 국내업체들이 발행하고 있는 전환사채는 대부분 만기가 3년이다.

이자율은 회사의 신용도에 따라 연 7~10%선으로 다양하다.

전환사채는 상법상 자본금의 4배까지 발행할 수 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