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그룹 분할은 과거 일부 그룹이 계열사를 분리해 단행했던
"위성그룹화"와는 개념이 다른 완전한 "그룹 해체"다.

박세용 현대구조조정본부장은 "현대그룹이라는 형태는 더 이상 없다"며
"2005년부터는 나누어진 5개 소그룹이 서로 다른 소유형태와 경영형태로
제각각 움직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는 우선 2001년까지 자동차부문을 독립시키고 전자 중화학 건설 금융.
서비스 등 나머지 4개 부문도 2005년까지 수직계열화된 소그룹으로 완전
분리해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이라는 형태로 남는 주체는 없다.

5개 소그룹으로 독립되는 회사들은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현대는 이 회사들을 "G-10"이라고 이름 붙였다.

글로벌 경쟁에서 10위권안에 포함되는 회사(Global Top 10)라는 얘기다.

우선 자동차부문은 기아자동차 인수를 계기로 곧 세계 9위로 도약하게
되며 반도체분야는 LG반도체와의 통합으로 세계 2위 메이커가 된다.

건설도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해외건설부문은 특히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 및 선박용 엔진 역시 세계 1위다.

다만 금융 및 서비스 부문이 세계 10위권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 부문은 곧
해외 선진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선다는 마스터 플랜
을 확보해 놓았다는 것이 현대의 설명이다.

외형이나 자산 규모도 작아진다.

우선 99년 상반기중 계열분리 청산 합병을 통해 매출 9조4천2백59억원,
자산 13조8천3백60억원이 줄어든다.

99년말까지 현대전자는 반도체 전문회사로 탈바꿈, 비반도체 부문을 모두
매각하는 것을 포함해 1조 이상 자산을 가진 3~4개사를 포함해 모두 11개
계열사를 매각할 계획이다.

매출은 10조9천8백97억원, 자산은 19조1천70억원이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99년말까지 현대는 93조2천8백18억원(98년)의 매출 가운데
21.9%인 20조4천1백76억원이 줄어들며 자산도 1백1조7백49억원중 32.6%인
32조9천4백30억원이 감소한다.

자동차부문이 그룹에서 독립해 나가는 2001년 현대는 매출이 98년에 비해
32.6%, 자산은 44.3% 줄어든다.

궁금한 것은 이런 5개 소그룹화 계획에 포함된 회사가 어디고 정리되는
회사는 어디냐는 점이다.

박 본부장은 퇴출 대상 기업의 고용불안과 매각차질을 우려해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역시 G-10이 아닌 회사라고 보면 맞다고 설명했다.

이미 석유화학과 항공 철도차량 발전설비가 퇴출됐으며 나머지 정리되는
회사의 윤곽은 올 중순이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