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또 소비자들이 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당장 사용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환경 관련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태양광자동차 등이 궁극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아직은 차세대 미래기술일 뿐이다.

따라서 자동차메이커들은 차세대 기술과 별도로 기존의 기술을 발전시켜
실용화하는 시장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보다 연비를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해 점진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각 메이커가 설정하고 있는 환경기술 개발방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우선 유럽은 이산화탄소의 절감을 자동차관련 환경정책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연비의 개선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다.

따라서 이 지역 메이커들은 연비에 유리한 디젤엔진의 개발에 대해 다른
지역 메이커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산화탄소 문제보다는 질소산화물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가 가솔린차에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92년 린번엔진을 개발,유럽생산 모델에 탑재했다.

도요타와 미쓰비시는 96년 실린더에 가솔린을 직접 분사하는 방식의
가솔린직접분사(GDI)엔진을 개발해 코롤라(도요타), 갤랑 카리스마(미쓰비시)
등에 탑재한 바 있다.

올해도 이산화탄소 정화 성능이 한층 강화된 직분 가솔린엔진 탑재 모델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엔진 이외에 연비개선을 위해 기술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주요 분야는
변속기다.

변속기는 경량화 전자제어시스템 차세대기술개발 등을 통해 연비 향상에
기여한다.

특히 환경문제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변속기 기술은 무단변속기(CVT)
부문이다.

CVT는 승용차의 연비를 10~15%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주요 환경관련 기술의 실용화는 유럽과 일본 메이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미국 빅3의 기술개발 상황은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북미시장의 경우 전통적으로 중대형 차의 인기가 높고 연료비용이 저렴한
데다 경기도 지속적으로 호황국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에서의 환경기술 개발은 일본이나 유럽처럼 소형화나 저연비
달성보다는 대체연료를 사용한 차세대 자동차에 역점이 두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EV1을 시판하고 있는 GM은 하이브리드자동차,연료전지자동차
등 일련의 환경관련 자동차들을 2004년까지 완전 생산단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점진적인 발전보다 한 단계를 확실하게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