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예감 '99-뉴 밀레니엄] 사이버세상 : '사이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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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쯤을 앞서간 2050년1월1일.
40년 전에 경기도 일산에서 태어난 송우주(35)차장은 우주정거장을 떠나
인천에 있는 "유니버설 인터플래닛 스페이스포트"로 향하고 있다.
몇십년전 인천국제공항이 있던 자리엔 "인천 인터내셔널 에어포트"란
표지판 대신에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한국우주과학연구소에 근무하는 그는 초음속 우주비행선을 타고 5년후의
세상을 관찰하러 미래속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무중력 상태여서가 아니다.
5년뒤에 지구를 강타할지도 모르는 거대한 혜성의 궤도가 지구를 살짝
비껴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미 그의 관찰기록은 동영상과 함께 실시간으로 그의 연구소에 있는
초소형 슈퍼컴퓨터에 전달됐다.
전세계 위성TV를 통해 뉴스속보로 전해진 것은 물론이다.
스페이스포트로 돌아오는 송 차장에게선 안전하게 내릴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감이란 전혀 느낄 수 없다.
이 우주공항엔 거대한 로켓발사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초전도기술을 응용한 전기장치와 자장을 이용해 지금의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하게 이륙하고 착륙할 수 있다.
요즘같이 탑승객들로 붐볐지만 출입수속을 밟느라 길게 늘어선 줄은
더이상 볼 수 없다.
누구나 갖고 다니는 "카드형 PC" 덕분이다.
랩톱이나 핸드헬드PC(HPC)보다 더 작지만 성능은 20세기말의 슈퍼컴퓨터와
맞먹는다.
버스카드로 돈을 내듯이 공항 탑승구를 지나가면서 이 PC로 긋기만
하면 된다.
공항의 컴퓨터가 비행기표를 구입했는지, 출국해도 좋은지 곧바로
확인한다.
이 PC는 사진 한장 크기에 컬러스크린이 달려 있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고 해서 "포켓인"이라고도 불린다.
이를 주머니에서 꺼낸다고 해서 신기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포켓인"엔 일상적인 소지품인 열쇠나 신분증 돈 손목시계 신용카드
수첩 카메라 휴대폰 무선호출기 등의 기능이 모두 들어 있다.
연극표나 나침반 계산기 전자출입증 개인사진 등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전자우편(E메일)이나 팩스를 주고받으며 날씨와 주가에 대한
정보도 모두 알아볼 수 있다.
또 사용자가 입력해둔 열쇠장치가 있어 도난의 염려가 전혀 없다.
이 열쇠는 입력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복잡한 암호같은 열쇠일 수도 있지만 목소리나 지문 등으로 열쇠를
만들 수도 있어 일일이 기억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연구소에서 며칠을 묵은 송 차장은 이번엔 2백여년전의 미국으로 날아갔다.
제퍼슨이 이상하게 생긴 책상을 펼쳐놓고 독립선언문을 쓰고 있는 장면이
천체망원경 속으로 들어온다.
얄팍한 마호가니 상자에 펜과 잉크가 들어 있고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여행자용 "휴대형 책상"이다.
서랍과 필기판이 달려 있다.
아마도 들고 다닐 수 있는 PC가 생기기 전이었나 보다.
자세히 살펴 보니 제퍼슨의 고향 버지니아가 아니라 거기서 멀리 떨어진
필라델피아였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기전 아내와 7살짜리 아들에게 용돈을 보냈다.
용돈이라야 지폐나 수표는 물론 아니다.
"포켓인"에 디지털 화폐 형태로 담겨 있는 현금을 보낸 것이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할 때도 이 PC를 계산대에 있는 컴퓨터에 연결하면
대금이 곧바로 결제된다.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인 "사이버뱅킹"이나 "사이버보험"이란 단어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더이상 가상속의 일이 아니라 평소에 늘 접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PC지갑을 집에 두고 나온 사람이라면 요즘의 공중전화나 현금자동지급기
처럼 여러 곳에 설치된 "무인시스템(키오스크)"을 활용하면 된다.
이를 통해 웬만한 서비스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현금서비스는 물론 호텔이나 음식점을 예약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2045년의 현실로 돌아오는 우주선 안에서 송차장은 아내와
은밀한 사랑을 나누었다.
연구소나 우주선에 틀어박혀 사는 송 차장이 대형 화면에 비친 동영상을
통해 언제든지 나눌 수 있는 사랑이다.
이른바 "사이버섹스"다.
다시 인천의 스페이스포트로 돌아온 그는 시장기를 느꼈다.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다.
"포켓인"을 꺼내 "가까운 곳에 문을 닫지 않은 음식점을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위성을 통한 위치추적시스템(GPS)과 연결된 이 PC는 약 5초 후에
컬러지도와 함께 송 차장이 평소에 좋아하는 설렁탕집을 알려주었다.
음식값은 물론 도로상황을 파악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까지
안내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포켓인"은 그에게 "혈압은 정상이지만 체온이
38도로 높아졌다"고 알려 준다.
약간 열이 있는 상태여서 해열제를 먹고 하루정도 휴식을 취하라는
진단소견도 뒤따랐다.
송 차장은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하루를 쉬게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
40년 전에 경기도 일산에서 태어난 송우주(35)차장은 우주정거장을 떠나
인천에 있는 "유니버설 인터플래닛 스페이스포트"로 향하고 있다.
몇십년전 인천국제공항이 있던 자리엔 "인천 인터내셔널 에어포트"란
표지판 대신에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한국우주과학연구소에 근무하는 그는 초음속 우주비행선을 타고 5년후의
세상을 관찰하러 미래속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무중력 상태여서가 아니다.
5년뒤에 지구를 강타할지도 모르는 거대한 혜성의 궤도가 지구를 살짝
비껴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미 그의 관찰기록은 동영상과 함께 실시간으로 그의 연구소에 있는
초소형 슈퍼컴퓨터에 전달됐다.
전세계 위성TV를 통해 뉴스속보로 전해진 것은 물론이다.
스페이스포트로 돌아오는 송 차장에게선 안전하게 내릴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감이란 전혀 느낄 수 없다.
이 우주공항엔 거대한 로켓발사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초전도기술을 응용한 전기장치와 자장을 이용해 지금의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하게 이륙하고 착륙할 수 있다.
요즘같이 탑승객들로 붐볐지만 출입수속을 밟느라 길게 늘어선 줄은
더이상 볼 수 없다.
누구나 갖고 다니는 "카드형 PC" 덕분이다.
랩톱이나 핸드헬드PC(HPC)보다 더 작지만 성능은 20세기말의 슈퍼컴퓨터와
맞먹는다.
버스카드로 돈을 내듯이 공항 탑승구를 지나가면서 이 PC로 긋기만
하면 된다.
공항의 컴퓨터가 비행기표를 구입했는지, 출국해도 좋은지 곧바로
확인한다.
이 PC는 사진 한장 크기에 컬러스크린이 달려 있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고 해서 "포켓인"이라고도 불린다.
이를 주머니에서 꺼낸다고 해서 신기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포켓인"엔 일상적인 소지품인 열쇠나 신분증 돈 손목시계 신용카드
수첩 카메라 휴대폰 무선호출기 등의 기능이 모두 들어 있다.
연극표나 나침반 계산기 전자출입증 개인사진 등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전자우편(E메일)이나 팩스를 주고받으며 날씨와 주가에 대한
정보도 모두 알아볼 수 있다.
또 사용자가 입력해둔 열쇠장치가 있어 도난의 염려가 전혀 없다.
이 열쇠는 입력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복잡한 암호같은 열쇠일 수도 있지만 목소리나 지문 등으로 열쇠를
만들 수도 있어 일일이 기억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연구소에서 며칠을 묵은 송 차장은 이번엔 2백여년전의 미국으로 날아갔다.
제퍼슨이 이상하게 생긴 책상을 펼쳐놓고 독립선언문을 쓰고 있는 장면이
천체망원경 속으로 들어온다.
얄팍한 마호가니 상자에 펜과 잉크가 들어 있고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여행자용 "휴대형 책상"이다.
서랍과 필기판이 달려 있다.
아마도 들고 다닐 수 있는 PC가 생기기 전이었나 보다.
자세히 살펴 보니 제퍼슨의 고향 버지니아가 아니라 거기서 멀리 떨어진
필라델피아였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기전 아내와 7살짜리 아들에게 용돈을 보냈다.
용돈이라야 지폐나 수표는 물론 아니다.
"포켓인"에 디지털 화폐 형태로 담겨 있는 현금을 보낸 것이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할 때도 이 PC를 계산대에 있는 컴퓨터에 연결하면
대금이 곧바로 결제된다.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인 "사이버뱅킹"이나 "사이버보험"이란 단어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더이상 가상속의 일이 아니라 평소에 늘 접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PC지갑을 집에 두고 나온 사람이라면 요즘의 공중전화나 현금자동지급기
처럼 여러 곳에 설치된 "무인시스템(키오스크)"을 활용하면 된다.
이를 통해 웬만한 서비스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현금서비스는 물론 호텔이나 음식점을 예약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2045년의 현실로 돌아오는 우주선 안에서 송차장은 아내와
은밀한 사랑을 나누었다.
연구소나 우주선에 틀어박혀 사는 송 차장이 대형 화면에 비친 동영상을
통해 언제든지 나눌 수 있는 사랑이다.
이른바 "사이버섹스"다.
다시 인천의 스페이스포트로 돌아온 그는 시장기를 느꼈다.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다.
"포켓인"을 꺼내 "가까운 곳에 문을 닫지 않은 음식점을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위성을 통한 위치추적시스템(GPS)과 연결된 이 PC는 약 5초 후에
컬러지도와 함께 송 차장이 평소에 좋아하는 설렁탕집을 알려주었다.
음식값은 물론 도로상황을 파악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까지
안내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포켓인"은 그에게 "혈압은 정상이지만 체온이
38도로 높아졌다"고 알려 준다.
약간 열이 있는 상태여서 해열제를 먹고 하루정도 휴식을 취하라는
진단소견도 뒤따랐다.
송 차장은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하루를 쉬게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