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환율안정을 올해 우리 경제회생의 최대 관건으로 꼽고 있다.

미국 달러당 1천3백원선은 돼야 수출경쟁력이 유지돼 수출증대를 통한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는게 재계의 주장이다.

재계는 따라서 올해에는 환율안정, 수출기반 확대, 시장원리에 바탕을 둔
기업자율의 구조조정에 정부정책이 촛점이 맞춰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가속되고 있는 원화강세에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방주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해말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달러당 1천3백
원 밑으로 내려가서는 전체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산업이 수출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원화가치가 올라
간다는 것은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IMF(국제통화기금)사태 발생의 근본 원인이 원화의 고평가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원화가치가 높아질수록 그만큼 IMF탈출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균 대우중공업 조선해양부문 사장도 "올해 환율이 1천2백원대 이하로
내려가면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조선마저도 경쟁력을 잃게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신원식 무역협회 상무는 환율안정에 더해서 무역금융 확대를 촉구했다.

신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기 위해선 수출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확대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어음의 지원대상과 금액을 대폭 확대해 수출을 늘리는 기반을
조성하고 수출기업들이 신용보증기관으로부터 신용보증을 받을 수 있는
자격도 완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공공공사 확대와 소비진작 등 경기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상하 대한상의 회장은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데 올 경제
운용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는 주문을 내놓았다.

이를위해 사회간접자본에 민자를 적극 유치하는 등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부가가치세율의 한시적 인하와 소비자신용의 확대를 통한 추가적인 민간소비
진작책을 제시했다.

특히 통화공급의 과감한 확대 등을 통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춤으로써
기업투자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유망한 사업 기회에 자금공급이 이뤄지도록 벤처기업 지원제도
를 효율화하고 엔젤과 뮤추얼펀드 등 직접투자시장의 육성과 같은 성장잠재
력 개발에 역점을 둬야한다고 제안했다.

박재인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상무는 신사회간접자본인 정보인프라 구축을
통한 경기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화투자가 경쟁력제고의 첨병역할을 할 수 있는데도 지난해 공공
부문등에서 투자가 오히려 줄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가전 제품의 내수시장 수요를 회복시
키기 위해선 특소세를 추가 인하하고 소비자 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강구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성장률에 집착하는 경제운용을 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우중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성장률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수입이 늘어야 하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는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기업들이 기존사업에 대한 확대투자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며 기업투자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빅딜 등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직사태에 대비, 무엇보다도 노사관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영배 경총상무는 "올해엔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는 공정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동정책도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립 집행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재계 99년 경제운용 건의내용 ]

<> 수출촉진

- 환율 1천3백원대에서 안정
- 무역금융확대(한은 무역금융 허용, 산은 무역어음할인재원 1조~12조원
으로 확대)
- 종합상사에 대한 계열기업군 여신규제 예외적용

<> 내수진작

- SOC 투자확대
- 임금감소에 버금가는 10조원이상 소비자금융공급(BIS 위험자산 제외)
- 소비촉진운동 전개
- 부가가치세율 2~3%포인트 한시적 인하
- 가전제품, 자동차 등의 특소세 폐지 또는 대폭 인하
- 소비자 신용 확대

<> 기업자금조달

- 금리의 하향안정화 지속추진(RP금리 7%->5%)
- 은행지준율의 한시적 폐지 등을 통한 금융권 대출재원 확대
- 신용보증기금 재정출연 확대
- 회사채 수요기반 확충(세금우대 회사채투자 전용펀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발행 회사채 상속세 감면 등)

<> 구조조정지원

- 부채비율 축소기한에 신축성 부여
- 금융권 채무의 출자전환 확대
- 조정부채비율 개념 도입
- 타업종 기업 인수시에도 이월결손금 손비인정
- 지주회사제 조기 도입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