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을 사기 위해 미국계 투자기관인 뉴브리지 컨소시엄과 영국계
은행인 HSBC(홍콩상하이은행)가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매각조건과 인수자는 31일 낮 12시 발표된다.

정부는 30일 오후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에서 뉴브리지 컨소시엄이 내민
제일은행인수조건을 집중 점검했다.

정부는 제일은행 인수자로 유력했던 HSBC보다 나은 조건을 막판에 들이민
뉴브리지 컨소시엄과 양해각서(MOU) 체결문제까지 검토했지만 HSBC에서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하루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HSBC가 뉴브리지 컨소시엄에서 제시한 조건을 따져보고 새로운 조건을 제시
할수 있는 시간을 준 다음 이를 비교해 최종 매입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매각은행의 지분을 51%만 넘기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이에대해 해외투자자들은 80%선을 고집했었다.

현재 뉴브리지는 55% 안팎, HSBC는 60%대까지 수용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인수를 희망하는 외국투자자는 두 기관외에 한 곳이 더 있지만 그리 적극적
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제일은행이 팔리고 나면 서울은행 매각을 위해 또다시 구체적인
협상을 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팔기 위해 은행당 4조-5조원의 공적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관계자는 "두 은행의 자산(여신)을 국제기준으로 평가한후 깨끗한 은행
으로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은행당 대략 4조-5조원의 추가 출자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출자규모는 매각조건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된후 매입자로 확정된 외국투자자
가 은행에 대한 실사를 다시한 다음에야 정해진다.

정부는 이미 두 은행에 증자지원으로 3조원(은행당 1조5천억원), 부실채권
매입용으로 5조9천6백2억원(제일 3조5천6백92억원, 서울 2조3천9백1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따라 추가투입규모의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