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색조화장품시장에서 프랑스의 로레알과 국내최대 화장품메이커인
태평양이 정면 충돌, 예측불허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로레알이 한국현지법인 (주)코벨을 통해 "메이블린뉴욕"이란 중저가
색조화장품을 내놓자 태평양이 자회사 (주)에뛰드의 전열을 가다듬고 응수,
두회사간의 기세싸움이 초반부터 불꽃을 튀기고 있다.

태평양은 로레알의 공세에 맞서 에뛰드(옛 오스카화장품)의 인사를 최근
단행, 시판전문가인 전병인상무를 에뛰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령했다.

이에 앞서 지난 가을에는 태평양기술연구원에서 오랫동안 색조화장품 연구
개발을 맡아온 유건정씨를 에뛰드 칼라연구소장으로 내보냈다.

태평양이 "정예 인력"을 자회사에 지원한 것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태평양은 겉으로는"우리와는 상관 없다"고 말하면서도 에뛰드가 로레알을
초전에 박살내주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요즘 로레알의 움직임은 태평양이 잔뜩 긴장할 만큼 예사롭지 않다.

톱 탤런트 황신혜를 모델로 기용한 "메이블린뉴욕" CF를 이달초부터 시작
했는가 하면 전국의 화장품가게에 "메이블린 뉴욕"의 전용판매대를 대대적
으로 깔기 시작했다.

로레알과 태평양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로레알은 "전면 공세를 벌이겠다"면서 "소비자들이 품질에 비해 값이 싼
메이블린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평양측은 "메이블린은 눈화장품이 주력인 반면 우리는 입술
화장품이 주력상품"이라며 "한국에선 소비자들이 입술화장품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로레알이 목표를 잘못 세웠다"고 반박하고 있다.

태평양과 로레알은 머리염색제의 주력 색깔을 놓고 가을부터 첨예하게 맞서
왔는데 국내업계와 다국적업체를 대표하는 자존심싸움까지 얽혀 색조화장품
에서도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