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방문 이틀째인 김대중대통령은 16일 오후 하노이에서 동남아국가연합
(ASEAN)과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 아세안국가와 한.중.일 기업계와 학계
대표가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비전그룹 구성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김 대통령은 또 동아시아지역의 경제협력 및 발전방향을 제시한 뒤 "역내
교역.투자활성화와 산업 및 자원분야의 협력강화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경제
에 활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각국과 한.중.일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동아시아 국가간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한.중.일 정상들을
초청, "9+3" 정상회의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또 김 대통령이 제의한 비전그룹 구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검토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

이와함께 "9+3"국의 재무차관과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를 열어 동아시아
지역내 금융.재정협력을 강화하자는 중국의 제안에 대해 전문가 연구를 거쳐
다음 정상회의 때 논의하되 선진22개국(G22)과 협의하는 문제도 함께
검토키로 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대우호텔에서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북한 지하의혹시설과 미사일 개발 및 대북 경수로 사업 등 대북 현안
공조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한때 불행했던 과거 정리 차원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치민 전 국가주석 묘소에
헌화했다.

또 저녁에는 루옹 국가주석 만찬에 참석, 만찬사를 통해 과거의 불행했던
상처를 딛고 미래지향적으로 21세기를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아세안정상들은 이날 역내 교역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하노이 성명"
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정상회담 일정을 마쳤다.

아세안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역내 관세인하 시기를 1년 앞당겨 오는
2002년까지 대부분의 교역물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또 투자활성화를 위해 <>역내 투자자에 대한 내국인 대우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허용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면제 등의 조치를
조속히 실시하기로 했다.

또 캄보디아를 10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총 6천억엔(약 51억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 하노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