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합병이 비록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합병 이후 금융서비스의 질이
오히려 떨어진다면 이는 허가할수 없다"

캐나다 정부가 15일 4개 주요 은행이 신청한 2건의 M&A(인수합병)에 대해
승인을 거부했다.

은행합병이 국제 경쟁력을 키울수 있을지는 몰라도 국내 시장에서의
서비스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캐나다 정부에 은행 합병을 신청했던 은행은 국내최대인 캐나다왕립은행과
3위인 몬트리올은행의 합병 그리고 제2위인 캐나다제국상업은행과 5위인
토론토도미니온은행의 합병등 2건이었다.

이들 4개 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캐나다 전체 은행자산의 70%에 달하는
6천2백30억달러에 이른다.

그동안 캐나다에서는 이들 은행의 통합을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져왔다.

해당 은행들은 "M&A는 금융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도 M&A의 당위성에 동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이번 M&A가 금융산업의 독점 체제를 굳혀 금융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주장을 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이번 M&A는 금융소비자가 아닌 은행경영자의 이익을
고려한 것"이라며 "중소도시 주민 및 중소기업들이 금융서비스를 받기가
더욱 여려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는 10개월 동안의 검토끝에 결국 반대론자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폴 마틴 재무부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M&A가 허용될 경우 이는
소수 대형은행에 국가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맡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승인 거부 이유를 밝혔다.

4개 은행은 마틴 재무장관의 성명 직후 "M&A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결정이 캐나다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는 역사가
증명할 것"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 몬트리올=정평국 특파원.chongp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