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5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기업이 아세안
(ASEAN) 국가중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시장인 베트남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더욱 넓혀 놓았다.

김 대통령은 우선 내년 상반기 중 실시될 5억달러 규모의 도로.항만공사
입찰에 우리 기업이 유리한 환경 아래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이와 함께 베트남이 추진 중인 이동전화서비스 사업과 가스.유전개발 등의
분야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대해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김 대통령은 통상분야에서도 우리기업의 베트남 투자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중가격문제, 외환규제, 비자절차간소화, 1억달러 규모의 수출대금
미수금문제 등을 제기해 양국이 개선방안을 찾아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사절단 상호파견 전시회개최
등을 통해 확대균형을 이뤄 나가는 방향으로 베트남의 대한무역역조현상을
해소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의 이같은 합의에 따라 우리 기업은 베트남과 보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교역과 투자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김 대통령은 이러한 현안을 푸는 지렛대로 경제협력개발기금(EDCF)을 이용한
유상협력과 무상협력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해 협력분위기를 조성했다.

베트남측이 절실하게 요청한바 있는 한.베트남 과학기술 공동위원회를
정례적으로 열기로 하고 제1차 공동위를 내년 서울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두 나라 정상의 이같은 합의는 양국이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상호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의 길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21세기에 대비하여 경제통상분야에서 이룩한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정치 외교 문화분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
했다.

김 대통령은 이를 위해 월남전과 관련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며 미래지향적
인 우호협력관계로 발전해나가기를 제안했으며 루옹 주석이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함으로써 보다 성숙된 관계로 발전시켰다.

김 대통령은 이에 따라 루옹 주석의 방한을 초청했으며 루옹 주석은 이를
수락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정부 의회 정당간 상호교류를 늘리고 청소년교류를
늘리기 위한 청소년교류약정을 맺기로 하는 등 인적교류를 적극 늘려나가기로
합의했다.

< 하노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