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던 엄지발가락에 갑자기 불붙듯 타는 통증이 생겨 걸을 수가 없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의 전형적 증상이다.

평소 생선 육류 등 단백질식품을 좋아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남성에게
자주 찾아오는 병이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근래에는 30대에서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통풍의 증상과 치료, 유의사항 등을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강인수 교수
(류머티스내과)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통풍은 성인 1천명당 남자는 13.6명, 여자는 6.4명이 걸리는 흔한 염증성
관절염.

엄지발가락이 가장 보편적인 발생부위지만 다른 관절에도 나타난다.

느닷없이 심한 관절통증과 부종이 나타나고 관절부위 피부가 붉어지면서
열이 나게 된다.

통증이 더욱 심해지면 관절을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아도 1~2주가량 지나면 저절로 가라앉기도 한다.

발가락 관절에 통증이 올 경우 통풍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통풍은 혈액 1dl당 요산치로 알아볼 수 있는데 남자는 7mg 이상, 여자는
6mg 이상이면 통풍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요산치가 높다고해서 무조건 통풍은 아니다.

요산치가 높아도 통풍을 앓는 사람은 5%에 불과하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치료를 받지 않아도 무방하다.

일부 개인의원에서 요산치가 높으면 통풍치료제의 장기복용을 권하지만
약의 부작용으로 오히려 몸이 손상될 수도 있다.

따라서 관절강내 관절액을 채취해 요산결정체가 발견됐을 때에만 통풍으로
확진하고 약물치료에 들어가는게 바람직하다.

통풍은 가만히 놔둬도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급성통증은 견디기 힘들므로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게 일반적
이다.

통풍약에는 <>급성통증 및 염증을 가라앉히는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브루펜
인도메타신 등) 및 콜키신 <>퓨린대사를 억제해 요산의 생성을 막는
알로푸리놀 <>요산배설을 촉진하고 요산결석 생성을 억제하는 프로베네시드
등이 있다.

콜키신은 급성통증 후 48시간내에 사용하면 부종과 통증을 단숨에 가라앉힐
수 있다.

1시간 간격으로 한알씩 모두 10알까지 먹을 수 있지만 5알 이상 먹으면
대부분 구토 복통 설사가 나므로 이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로 바꿔
복용하거나 관절강안에 스테로이드주사를 맞는다.

콜키신은 하루 1~2알 먹으면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알로푸리놀과 프로베네시드는 급성기가 지나고 만성기에 처방되는 약이다.

알로푸리놀 복용환자중 25~30% 가량은 간기능장애를 보이므로 석달에
한번꼴로 간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

프로베네시드는 신부전이나 신장결석을 앓을 경우 삼가야 하며 물을 많이
먹어야 요산결석을 방지할 수 있다.

통풍은 퓨린핵산을 포함한 단백질을 과량섭취, 퓨린이 대사돼 요산이 많이
생김으로써 나타난다.

따라서 퓨린이 적은 음식을 위주로 식사요법을 지키면 통풍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퓨린이 많은 음식은 동물의 간 비장 혀 내장, 정어리 청어 고등어같은
등푸른 생선, 거위 가리비조개 베이컨 메주 효모 등이다.

맥주를 비롯한 술도 요산치를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강 교수는 "식사요법을 지켜나가는게 바람직하지만 엄격한 식사요법
실천이 누구에게나 권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한번 통풍이 나타난 사람은
재발과 간 및 신장의 훼손을 막기 위해 음식을 가리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
하며 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