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사업을 창출하라"

급격한 경기하강 추세가 진정되고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
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것은 히트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재의 축소지향적 군살빼기로는 일시적 현금흐름은 개선되겠지만 멀지않아
빈 껍데기만 남을 것이 분명하다.

이와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경영위기의 돌파구, 히트사업 창출"이란
히트사업 창출방법과 주요 사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이날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 소개, 관심을 끌고있다.

이 보고서는 히트 사업의 성공조건으로 우선 CEO(최고경영자)가 히트상품
목표를 제시하고 진두지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위기시에는 기업 구성원들이 방향을 잃고 헤매기 쉬운데 CEO가 확고한
의지와 미래를 읽는 안목을 갖고서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기획이나 제품개발뿐 아니라 연구개발, 생산, 영업, 재무, 회계 등
기업내 모든 부서가 조직간 벽을 허물고 히트사업을 만들어낼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평상시보다 다소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성공가능성을 높인다며
한번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성공 프로세스(과정)자체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경영위기를 극복한 히트 사업 사례로 미래산업의 반도체
검사장비 테스트 핸들러, 태평양제약의 붙이는 소염진통제 "케토톱",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포드의 "토러스", 인텔의 MPU(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소니의 캠코더 "TR55"등을 들었다.

미래산업은 88년 웨이퍼 자동검사장치 개발에 도전, 상품화 실패로 위기에
몰렸으나 강점분야인 검사장비로 개발품목을 바꿈으로써 국내메모리용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의 50%를 점유하는데 성공했다.

또 태평양제약은 80년대 후반까지 뚜렷한 주력제품이 없어 고전했으나
관절염 류마티스등 성장잠재력이 큰 소염진통제 시장에 주목해 "붙이는"
약을 상품화함으로써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CEO의 적극적 지원아래 개발에 성공한 케토톱은 자본금까지 잠식상태였던
태평양제약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또 삼성중공업은 선박건조 기술과 해저 시추기술을 접목시킨 심해유전개발용
드릴십(Drill Ship)에 경영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세계시장의 62%를 차지하는
히트사업으로 육성했다.

외국에서도 80년대 초반 3년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미 포드자동차는
토러스라는 히트상품으로 위기를 극복했으며 D램을 세계최초 개발했던 인텔은
80년대중반 마이크로 프로세서 사업을 창출함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마쓰시타와의 VTR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패한 소니는 85년 최대위기에
직면했으나 8mm 캠코더 TR55를 89년 상품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대히트를
쳐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버리기 위주의 단기처방으론
"위기뒤에 더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적인 구조조정
방안으로서 히트사업 창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