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업 연합이란 말 그대로 같은 회사명을 쓰되 완전히 독자적으로 운영
되는 형태의 그룹을 말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회사명이나 브랜드만 공유하고 완전히 별도의 기업처럼
경영되는 것이다.

한국기업과 비슷한 경영구조의 일본 대기업그룹등이 바로 이런 대표적인
예다.

예컨대 미쓰비시상사와 미쓰비시전자는 같은 미쓰비시그룹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관련성이 클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국내 종합상사는 계열사 제품의 취급비중이 50~70%에 달하지만 미쓰비시상사
는 미쓰비시전자 등 계열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그룹의 계열사 사장단 회의도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 정보교류를 위한
친목모임일 정도다.

여러 업종을 한꺼번에 다루는 미국의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기업그룹들의 인기 벤치마킹 대상인 GE는 8개 사업부문별로 완전
독립경영권을 갖고 있다.

예컨데 제아무리 카리스마가 강한 웰치 GE회장이라도 웰트 GE캐피탈 사장의
경영방식에 절대로 간섭할수 없다.

미국 ITT도 마찬가지다.

쉐라톤호텔, 렌터카 업체인 아비스 등 모든 계열사는 보험 등 금융사업을
담당하는 ITT하트폴드, 산업제품 제조를 위주로 하는 ITT인더스트리, 통신과
호텔을 주력으로 하는 ITT코프 등 3개 회사로 분리돼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이번 정재계 구조조정 합의로 국내 대기업 그룹들도 이런 미국이나 일본식
대기업 그룹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의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수평적 네트워크 연합체"나
LG의 "브랜드와 경영이념을 공유하는 독립기업의 협력체" 등이 모두
독립기업 연합체의 다른 표현이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