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미운 도둑이 있고 밉지않은 도둑도 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영화 "표적"에서 이 황당한 유희를 즐기는 것 같다.

로맨티스트이자 비폭력주의자인 은행강도가 잔뜩 멋을 부리며 섹시한
여자경찰과 사랑을 나눈다.

더군다나 잘생긴 조지 클루니가 도둑역할을 맡았으니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괄괄한 여경찰과 멍청한 도둑의 사랑은 코헨형제의 "아리조나 유괴사건"
에서도 써먹은 소재이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겟 쇼티"와 비슷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겁먹지않고 능글맞은 말솜씨로 빠져나가는 주인공이
얄미울 정도다.

잭은 은행을 털고 도망치다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감옥으로 직행한다.

감방동료에게 엄청난 크기의 다이아몬드 이야기를 들은 그는 탈옥을
시도한다.

그러나 여자보안관 캐런(제니퍼 로페즈)과 부딪히고 할 수 없이 그녀를
납치한다.

두사람은 한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가는길이 서로 다르다.

잭은 동료들과 다이아몬드 절도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캐런은 반은 경찰의
임무로, 반은 사랑에 빠져 그의 뒤를 쫓는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