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경제백서-IMF 1년] 고용불안 : '눈물겨운 취직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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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2월 선발했던 대졸공채시험 최종합격자
1백46명에 대해 정식 입사명령과 함께 소집을 통보했다.
시험합격후 무려 열달만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탈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신세계그룹은 많아야 1백명정도가 소집에 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합격자들은 3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거쳤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
상당수가 다른 직장으로 갔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집당일 나타난 인원은 1백42명.
불참자들로부터는 곧바로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3명은 외국에서 어학연수중이었고 나머지 1명은 "신혼여행중이라 소집에
응하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결국 전원이 소집에 응한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1년전 합격자들이 예외없이 취업하겠다고 달려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취업난이 어느정도인지 알만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년 4월부터 시내전화사업에 참여하는 하나로통신은 지난달초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신입 및 경력사원을 공개모집했다.
모집결과 선발예정인원 1백60명에 신청자는 무려 3만2천여명이 몰렸다.
경쟁률 2백대 1.
특히 60명을 뽑는 대졸 신입사원부문에서는 1만7천2백73명의 지원자가 응시,
경쟁률 2백88대 1을 기록했다.
더욱 놀랄만한 것은 지원자들의 출신대학.
서울대 3백41명, 고려대 8백12명, 연세대 7백93명 등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대거 지원했다.
이처럼 요즘 공개채용하는 기업들의 취업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통신이 지난 9월 서울 등 대도시에서 114재택안내 근무요원 2백명을
뽑기위해 신청자 접수결과 4만8천명이 몰려 2백42대 1을 기록했고 서울은
25명 모집에 1만3천8백명이 지원, 5백5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밖에 경남 충남도의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은 각각 1백38대 1과 1백87대 1
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최근 대학가에는 이념투쟁 구호 대신 새로운 투쟁구호
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대생 먹고살기 대책위원회"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연대투쟁" "4학년생
취업문제 해결 걷기대회" "예비실업자 위자료 청구소송" 같은 말들이다.
대학이 이제 더이상 "인재양성의 요람"이 아닌 "실업자 양성소"가 돼버렸다
는 증거들이다.
내년 2월 4년제 대학졸업예정자는 19만7천명정도.
교육부는 이 가운데 5만명 정도만 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누적된 취업재수생 25만여명을 합치면 40만명정도가 직장의 문턱에도
못가보는 셈이다.
그래서 취업빙하기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졸업 모라토리엄(지불유예)족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졸업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대학원진학.
지난 8월말에 마감된 연세대 일반대학원 전기 특별전형에는 지난해보다
무려 50% 증가한 2천3백52명이 원서를 냈다.
서강대도 일반대학원 전기 특별전형 지원자수가 8백31명으로 지난해보다
49% 늘었다.
이밖에 예비졸업자들은 군입대 지원, 휴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한
냉혹한 취업전선에 뛰어들기를 미루고 있다.
취업난은 실업계 고등학생들이라고 해서 비켜가지는 않는다.
전국의 실업계 고교는 7백74개에 졸업을 앞둔 3학년생만 27만여명.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업계고교는 취업난의 무풍지대였다.
심지어 취업전에 우수학생을 뽑기위해 기업들은 치열한 입도선매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졸업생 2명중 1명은 놀아야할 정도로 사정이 1백80도 변했다.
상업계 고교의 한 취업지도교사는 "실습참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뚝
떨어졌다"며 "이번 졸업생의 취업률은 지난 2월 졸업생의 취업률인 91.6%에
훨씬 못미치는 50%정도에 그칠 것같다"고 전망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
1백46명에 대해 정식 입사명령과 함께 소집을 통보했다.
시험합격후 무려 열달만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탈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신세계그룹은 많아야 1백명정도가 소집에 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합격자들은 3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거쳤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
상당수가 다른 직장으로 갔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집당일 나타난 인원은 1백42명.
불참자들로부터는 곧바로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3명은 외국에서 어학연수중이었고 나머지 1명은 "신혼여행중이라 소집에
응하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결국 전원이 소집에 응한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1년전 합격자들이 예외없이 취업하겠다고 달려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취업난이 어느정도인지 알만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년 4월부터 시내전화사업에 참여하는 하나로통신은 지난달초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신입 및 경력사원을 공개모집했다.
모집결과 선발예정인원 1백60명에 신청자는 무려 3만2천여명이 몰렸다.
경쟁률 2백대 1.
특히 60명을 뽑는 대졸 신입사원부문에서는 1만7천2백73명의 지원자가 응시,
경쟁률 2백88대 1을 기록했다.
더욱 놀랄만한 것은 지원자들의 출신대학.
서울대 3백41명, 고려대 8백12명, 연세대 7백93명 등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대거 지원했다.
이처럼 요즘 공개채용하는 기업들의 취업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통신이 지난 9월 서울 등 대도시에서 114재택안내 근무요원 2백명을
뽑기위해 신청자 접수결과 4만8천명이 몰려 2백42대 1을 기록했고 서울은
25명 모집에 1만3천8백명이 지원, 5백5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밖에 경남 충남도의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은 각각 1백38대 1과 1백87대 1
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최근 대학가에는 이념투쟁 구호 대신 새로운 투쟁구호
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대생 먹고살기 대책위원회"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연대투쟁" "4학년생
취업문제 해결 걷기대회" "예비실업자 위자료 청구소송" 같은 말들이다.
대학이 이제 더이상 "인재양성의 요람"이 아닌 "실업자 양성소"가 돼버렸다
는 증거들이다.
내년 2월 4년제 대학졸업예정자는 19만7천명정도.
교육부는 이 가운데 5만명 정도만 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누적된 취업재수생 25만여명을 합치면 40만명정도가 직장의 문턱에도
못가보는 셈이다.
그래서 취업빙하기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졸업 모라토리엄(지불유예)족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졸업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대학원진학.
지난 8월말에 마감된 연세대 일반대학원 전기 특별전형에는 지난해보다
무려 50% 증가한 2천3백52명이 원서를 냈다.
서강대도 일반대학원 전기 특별전형 지원자수가 8백31명으로 지난해보다
49% 늘었다.
이밖에 예비졸업자들은 군입대 지원, 휴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한
냉혹한 취업전선에 뛰어들기를 미루고 있다.
취업난은 실업계 고등학생들이라고 해서 비켜가지는 않는다.
전국의 실업계 고교는 7백74개에 졸업을 앞둔 3학년생만 27만여명.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업계고교는 취업난의 무풍지대였다.
심지어 취업전에 우수학생을 뽑기위해 기업들은 치열한 입도선매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졸업생 2명중 1명은 놀아야할 정도로 사정이 1백80도 변했다.
상업계 고교의 한 취업지도교사는 "실습참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뚝
떨어졌다"며 "이번 졸업생의 취업률은 지난 2월 졸업생의 취업률인 91.6%에
훨씬 못미치는 50%정도에 그칠 것같다"고 전망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