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유상증자 규모(11,12월 예정분 포함)는
모두 9조4천6백39억원에 달했다.
이는 90년대들어 최대규모다.
지금까지 유상증자가 가장 많았던 95년(5조5천8백38억원)보다는 1.7배,
가장 적었던 92년(1조7천1백11억원)보다는 5.5배나 많았다.
특히 삼성 현대 등 5대그룹이 집중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전체 유상증자규모중 5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3.25%로 90년대들어 가장
높았다.
90년이후 5대그룹 평균비중은 40.2%였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올해 2조5천억원규모의 증자를 단행해 가장 많았고
<>현대 1조8천억원 <>LG 1조4천억원 <>대우 8백억원 등의 순이었다.
올해 상장사당 평균 증자규모는 8백38억원이었다.
이는 90년대 평균 증자규모(2백75억원)를 3배이상 웃도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접어들면서 부채비율을 낮추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채 보유제한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5대그룹
계열사들이 앞다퉈 유상증자로 눈을 돌린 것도 한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지난 2월 증자비율 증자규모 등 유상증자 요건이 모두 폐지된 것도
증자를 부추겼다.
상장협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이자 등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만큼 기업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유상증자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 상장사들은 주가가 액면가를 크게 밑돌아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에따라 SK증권 쌍용증권 세종증권 등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액면가 미만
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들은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고 있는데도
지역주민들의 애향심에 호소, 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한편 상장사들은 증시가 회복조짐을 보이면 득달같이 유상증자를 발표해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주식 투자자금은 제한돼 있는데 주식 공급물량이 늘어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