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인들은 남대문 시장 가격을 훤히 알고 있다. 아무 물건이나 떼다
팔아도 2~3배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국 보따리무역을 알선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얕보고 덤벼들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 상인들의 능수능란한 상술에 놀아나 돈을 벌기는 커녕 갖고 갖던
물건만 다 날리고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덧붙였다.

무역 업계 관계자들은 실직자들이 증가하면서 "보따리 무역"이 늘고는 있으
나 실제보다 상당히 과대포장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알려진 것과 달리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든다.

현지 거래처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오더를 받으며 매달 투자비 이상을 버는
사람은 20~30%도 안된다.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유망한 창업 아이템이긴 하지만
6개월 정도는 헛손질할 각오를 해야 한다.

여기에 생계를 걸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고가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현지에서 사기를 당해 물건만 날리고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위험을 무릅써야 고수익이 보장되는게 사실이지만 운이 나빠 한번에
수백만원의 피해를 보게 되면 몇달 번 것을 다 까먹는다.

초기에는 공인된 기관이 개최하는 강좌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

또 가능하면 현지 연수를 받아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품을 대량 구매하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

한꺼번에 큰 몫을 잡겠다는 욕심탓에 일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못팔면 보관할 창고도 없는게 보따리 무역이다.

불법적인 무역의 유혹도 넘겨야 한다.

외국에 나간 김에 국내 반입이 금지된 품목을 가져오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경우 올해 7천5백여알 5억3천만원어치가
밀반입으로 압수됐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샘플과 카탈로그를 충실히 준비해 지속적으로 오더를
따낼 수 있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