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경제가 잘 풀리길 바라지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는 내달 중순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IMF차입금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예정대로 갚아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지난 10월말 현재 가용외환보유고
가 4백53억달러에 달해 IMF와 합의한 연말목표 4백10억달러를 이미 초과한
데다 내년 경제도 어느정도 낙관할 수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차입금을 상환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일단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입장에서도 외환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고, 실제로 대외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경제가 기대대로 잘 풀려
나간다는 전제가 성립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될지는 아직도 불확실한 점이 많다.
정부는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근거로 올 연말까지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끝나면 내년에는 금융경색이 풀리고, 재정의 경기진작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점 등을 들고 있다. 또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향안정을 보여
기업부담이 줄고 내수가 활성화된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같은 견해를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구조조정만해도 끝난 것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내년 경제운영의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수출이다. 이미 지난
몇달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내년에는 세계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추세 심화로 더욱 위축될 공산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수출확대가
뒷받침되지 않는 경기상승은 자칫 수입확대를 초래하고, 그로인한 경상수지
흑자의 격감을 우려하게 만든다.
민간소비를 좌우하는 실업동향도 낙관하기는 이르다. 실업률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상시고용인원은 아직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 실업률
이 올해보다 더 높아지리라는 견해에는 민간연구기관은 물론이고 정부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은 결코 경제를 낙관할 시기는 아니다.
최근들어 내년 경제에 대해 정부가 유독 낙관적인 전망을 강조하고 나서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물론 모든 경제주체들이 극도로 위축돼있는 현실에
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긍정적 사고를 갖게하는 것은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의 근본적인 병폐를 치유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하고 특히 외환사정 등도 아직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경제체질강화를 위해 국민들의 고통분담이 절실한 것은 지금부
터라고 해야한다.
최근들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국내외의 낙관적인 경제전망도 그런 점에서
좀더 신중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물론 경기가 호전되는 것을 싫어할 이유도
없고, 구태여 그같은 현상을 감출 필요는 없지만 필요이상으로 과대포장하는
것은 내년 경제운용에 더 큰 화를 자초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8일자 ).
않고 예정대로 갚아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지난 10월말 현재 가용외환보유고
가 4백53억달러에 달해 IMF와 합의한 연말목표 4백10억달러를 이미 초과한
데다 내년 경제도 어느정도 낙관할 수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차입금을 상환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일단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입장에서도 외환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고, 실제로 대외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경제가 기대대로 잘 풀려
나간다는 전제가 성립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될지는 아직도 불확실한 점이 많다.
정부는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근거로 올 연말까지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끝나면 내년에는 금융경색이 풀리고, 재정의 경기진작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점 등을 들고 있다. 또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향안정을 보여
기업부담이 줄고 내수가 활성화된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같은 견해를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구조조정만해도 끝난 것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내년 경제운영의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수출이다. 이미 지난
몇달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내년에는 세계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추세 심화로 더욱 위축될 공산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수출확대가
뒷받침되지 않는 경기상승은 자칫 수입확대를 초래하고, 그로인한 경상수지
흑자의 격감을 우려하게 만든다.
민간소비를 좌우하는 실업동향도 낙관하기는 이르다. 실업률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상시고용인원은 아직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 실업률
이 올해보다 더 높아지리라는 견해에는 민간연구기관은 물론이고 정부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은 결코 경제를 낙관할 시기는 아니다.
최근들어 내년 경제에 대해 정부가 유독 낙관적인 전망을 강조하고 나서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물론 모든 경제주체들이 극도로 위축돼있는 현실에
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긍정적 사고를 갖게하는 것은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의 근본적인 병폐를 치유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하고 특히 외환사정 등도 아직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경제체질강화를 위해 국민들의 고통분담이 절실한 것은 지금부
터라고 해야한다.
최근들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국내외의 낙관적인 경제전망도 그런 점에서
좀더 신중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물론 경기가 호전되는 것을 싫어할 이유도
없고, 구태여 그같은 현상을 감출 필요는 없지만 필요이상으로 과대포장하는
것은 내년 경제운용에 더 큰 화를 자초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