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국민들의 과소비와 나태성향도 한 요인이라 봅니다.

예로부터 상서로운 나무로 알려진 회화나무를 많이 보급해 국민정서를
순화시키면 경제위기를 보다 빨리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회화나무 보급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재민(50) 민족문화연구원 이사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정서순화에서 IMF위기의 해법을 찾고 있다.

나무로 대표되는 자연이 인간과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고전이나 양서를 통해서도 국민의 도덕의식과 정서를 함양할 수
있지만 자연과 일체가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15년째 회화나무 보급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중도덕이 잘 지켜지고 있는 싱가포르의 가로수들이 모두 회화나무란
사실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회화나무는 집안에 심으면 큰 인물이나 학자가 나는 등 가문이 번창해진다는
길상목.

잡귀신이 접근치 못하게 하며 좋은 기운이 모여들게 한다는 것이다.

일반 나무보다 산소발생량이 5배나 많다.

또 파리 모기 같은 해충을 퇴치하기도 한다.

김 이사는 자신이 직접 경영하는 경기, 경북, 전주 등지의 나무농장에서
기른 회화나무를 각급 학교와 사회단체, 기업체 등에 무료로 기증해 왔다.

지금까지 보급한 회화나무만 10여만주가 넘는다.

그는 "자연친화농법을 실천하는 농민과 각계 인사들 5백여명이 이 운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는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15년 전까지 서울 퇴계로에서
한학서당을 운영했다.

이후 나무농장을 경영하면서 야생나무와 희귀약초 등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최근에는 회화나무의 우수성을 알리는 책을 쓰는 데 여념이 없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