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가 24일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과 아시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최근 아시아 순방에서 기업과 경제제도 개혁을 강력하게
거론한 것은 미국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며 "이런 발언이 지나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 문제를 흐리게 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과 태국 등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재무부가
요구한 경제처방으로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으며 수출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수출이 늘어나도 미국이 불평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클린턴 대통령이 한국에서 재벌개혁을 촉구함으로써 한국의 재벌
옹호자들은 김대중대통령의 개혁정책이 미국의 계략에 빠진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생겼다"고 전제하고 통상마찰이 안보문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자에서도 클린턴 대통령이 한국에서 재벌개혁을
촉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클린턴과 원탁대담에 참석했던 일부 한국 인사들
이 클린턴 대통령의 지나치게 비판적인 재벌관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벌의
구조조정 노력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요구했다"고 강조했었다.
이 신문은 "기업 구조조정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두산그룹 박용오 회장은
재벌 구조조정에 최소한 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면서 정부가 구조 조정을
서두르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이 신문은 북한문제나 인도네시아의 정정 불안, 중국의 인권 등 미국과
아시아 각국 정부의 협력이 필요한 문제들을 상기시키며 미국 여론에만
장단을 맞출 경우 미국의 정당한 역할은 손상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