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또 내렸다. 지난 9월29일 연방기금 금리를 내린이후 세번째
다. 재할인금리까지 내렸던 지난 10월15일의 2차 인하이후 추가 조치가 뒤따
를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한달만에 재할인금리까지 또 0.25%포인트씩
인하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 할만하다. 그만큼 미국경제의 경기하강 우려에
대한 인식이 높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미국의 신속한 금리인하를 연방준비제도이
사회(FRB)가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을 구사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라고 한다. 다시말해 지금까지의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한 선제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국내경기 활성화를 통해 금융위기 국가
들의 수출촉진과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나아가 국제금융위기 해소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쨌든 우리에게는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우리경제에 여러가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우선 금리인하가
선진국들에 파급될 경우 그만큼 외채이자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인하로 약 3억4천만달러의 지급이자 경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지난 9월말이후 이뤄진 세차례의 금리인하효과를 모두 따진
다면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또 금리인하로 미국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수출증대 효과도 적지않다.
대미수출은 물론이고 신흥개발국가들에 대한 수출증가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
다. 더구나 금리인하가 수출경쟁력확보에 유리한 엔화강세로 이어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증가다. 국제금융시장
전체에 팽배해 있는 불안심리가 해소되면 그동안 신흥시장을 이탈했던 국제
투자자금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리인하로 선진국시장의 투자수익
률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우리 금융시장으로의 외자유입은
예상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매수세가 되살아난
것도 그런 점에서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특히 일본 엔화는 미국 금리인하에도 불구
하고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고 다른 선진국들의 반응도 적극적이지 못해 우리
의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것같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단 국제경제 여건이 호전되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이같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대응여하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최근들어 국내경제가 여러가지
긍정적 신호들을 나타내고 있어 더욱 기대를 가져볼만 하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 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