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황염과 중국의 장쉔이 18일 한국기원에서 제5회 보해컵세계대회
(한국경제신문사 KBS 공동 주최, 보해양조 후원) 타이틀을 놓고 최후의 결전
을 벌였다.

황염과 장쉔의 이날 대결은 보해컵 타이틀의 운명을 결정짓는데다 한국여류
바둑과 중국여류바둑의 기력을 가늠해보는 잣대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졌다.

황염이 우승한다면 이 대회 사상 처음 한국기사가 여왕에 오르는 것으로
한국바둑의 기력향상과 상승세를 확인하는 무대가 된다.

장쉔이 우승한다면 "세계 최강" 중국바둑의 지위를 다질 뿐더러 정책면에서
도 선수층을 두껍하는데 성공했음을 뜻한다.

두 선수는 이날 대국에서도 1국과 2국처럼 특유의 기풍으로 맞섰다.

황염은 중앙을 노리는 전투기풍으로, 장쉔은 귀와 변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구도를 형성했다.

두 선수는 피로한 탓인지 승부를 빨리 지으려고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을
전개, 2시간여만에 1백수를 넘겼다.

대국 초반 좌상귀에서 대형 밀어붙이기 정석이 펼쳐졌다.

이는 반상 좌측 4분의 1 구도를 결정짓는 중대한 싸움인데 양 선수가
여기서 수순 착오를 범했다.

황염은 상변과 좌중앙에서, 장쉔은 우변에서 세력을 쌓아갔다.

두 선수는 곧 승부처인 중앙으로 옮겨 열전을 전개했다.

장쉔이 중앙백세력 삭감에 나서자 황염은 이를 저지하면서 중앙과 우변 흑
연결을 차단하는데 온 힘을 모았다.

<>.두 선수는 이날 피곤한 기색이 역력.

1주일째 계속 대국을 벌여오면서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었기 때문.

장쉔은 타국에서 중국대표로 고군분투해야하는 압박감에 눌려왔다.

황염은 감기로 인해 전날 경기 후 병원에서 영양제를 맞고 이날 경기에
임했지만 대국중 콧물을 흘리며 잔기침을 계속했다.

<>.장쉔은 초읽기에 몰릴 경우 영어 대신 한국어로 해달라고 주문해 눈길.

한국에서 열린 기전에 자주 참가하면서 한국어가 귀에 익었다는 것.

장쉔은 친한파로 알려진 기사.

한국음식을 잘 먹고 공동으로 연구하는 한국바둑풍토를 좋아한다.

<>.장쉔은 숙소인 타워호텔에서 대국장으로 향하는 승합차에서 한숨을
내쉬며 "오늘 경기만 끝나면 집에 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수동 중국선수단 단장은 "16강전에서 꾸오쥐엔5단에게
패했더라면 일찍 집에 갔을 것"이라고 농담.

<>.지루이 중국선수단 총무는 아토스승용차를 보고 커다란 관심을 표명.

가격을 물어보면서 중국산 오토 승용차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