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기가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자전거래해 손익규모를
줄이거나 늘리는 손익조정작업에 들어갔다.

대림산업은 지난 17일 오후장 시간외거래에서 서울증권 4백11만주, 한일은행
52만주를 자전거래해 9백3억원의 주식처분손실을 기록했다고 18일 증권거래소
를 통해 공시했다.

대림산업은 "장부가를 현실화함으로써 보유주식의 실질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자전거래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대림산업이 올해 올릴 특별성이익(특별이익과 영업외이익 등)
규모가 커 이익규모를 줄여 법인세 부담을 덜기 위해 자전거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6~7월 LG칼텍스 지분매각과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현금
증여 등으로 발생한 특별성이익이 2천5백91억원에 달한다.

반면 특별성손실은 대림요업 지분매각에 따른 3백76억원에 불과해 특별성
이익은 2천2백1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추정경상손실 7백여억원을 감안하더라도 당기순이익 규모는 1천5백
억원을 웃돈다.

그러나 9백3억원의 주식매매손을 실현시킴으로써 이익규모가 6백억원 수준
으로 대폭 감소하게 됐다.

법인세로는 약 2백70억원의 절세효과를 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림산업과는 달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최근 대규모 자전거래를 통해
이익규모를 늘렸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에스원 주식을 다른 계열사로 넘겨 모두 2천78억원에
달하는 매매차익을 남겼다.

현대건설도 현대전자와 현대자동차 자전거래로 2천5백73억원의 주식매각차익
을 실현시켰다.

이에대해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상승기를 맞아 대기업들이
영업위축에 따른 이익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자전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진단
하고 "투자 유가증권의 매매를 통해 발생하는 손익으로 기업의 본질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므로 투자자들은 자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손익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