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17일 오후 빌 클린턴 대통령을 대신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콸라룸푸르에 온 앨 고어 부통령을 POGH호텔에서 접견, 한.미
양국간의 통상 및 안보문제를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고어 부통령을 만나자 마자 이라크 사태의 진행상황을 물은 뒤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고어 부통령은 "올 것이다.

만약 초청이 현재까지 유효하다면"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날 접견에서 고어 부통령은 예상외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보조금 지급
여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감소 등 통상문제를 거론하면서 포문을
열었으나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불공정무역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김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대체로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고어 부통령은 이어 한.미 자동차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지난번에 (미국의)
협상팀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미국측이 상당한 양보를 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고어 부통령은 김 대통령의 경제개혁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큰 진전이 없는데 구조조정을 못하는 것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라고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지는 등 한국 대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5대 기업의 구조조정이 지금까지 잘 안되고 있으나
연말까지는 잘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 대통령은 16일 클린턴 미국대통령으로부터 APEC 정상회의에서 조기
무역자유화의 조속한 이행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 친서를 외교경로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이 17일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같은 날짜에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자신이 이라크
문제로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고 고어 부통령이 참석케 된데 대해 양해를
구하고 "나는 한국방문을 계속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다른 외교적 협력을 요청하는 친서 등 모두 3개의
친서를 김 대통령에게 보냈으나 외교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마지막 친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 콸라룸푸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