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젊은 여성이 출산을 쉽게 하려면 골반이 튼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체를 많이 움직여야 하고 결국은 골프와 같이 걷는 운동이
제일 좋다.

옛날 우리의 여인네들은 농사짓기와 집안 일하는 것만으로도 하체를 위한
운동량이 넉넉했다.

그러나 여염집에 새로 시집온 아씨는 대부분 집안에 갇혀 지내며 궂은
일이나 힘든 일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배에 살이 붙게 되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

이들은 하체의 운동부족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여자들의 문밖출입이 어렵던 옛날에도 예외적으로 외출이 허락되는 경우가
있었다.

달마다 있었던 민속놀이 풍습이다.

정월 대보름에 여자들은 담밖이 궁금하여 널뛰기로 공중에 솟아 올라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했고, 사월 초파일에는 절에 가서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었다.

오월 단오에는 그네뛰기로 하늘을 날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유월 유두에는 산이나 계곡으로 피서 나들이를 가서 요즘말로 야유회를
즐겼다.

팔월 한가위에는 흥겨운 강강수월래나 다리밟기로 소원들을 기리었다.

이런 날에 여성들은 열심히 운동을 하며 놀이를 즐겼다.

이 놀이들은 잘 살펴보면 대부분 많이 걷거나 다리의 힘을 길러주는
운동으로 운동량이 부족한 여성의 임신기능을 활성화시켜 주려는 생활의
지혜가 깃들여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출가한 여자의 친정나들이다.

잦지는 않지만 걸어서 친정으로 오가는 길에 하체운동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 아기를 못갖던 여자가 친정에 다녀온 후에 임신하는 확률이 높았다고
한다.

또한 자손을 점지받으려 절에 가서 치성을 드리기 위해 산길을 걷는 것은
물론이다.

그곳에서 천배 또는 삼천배씩 부처님께 절을 하는 것도 결국은 다리운동과
배운동이 많이 되는 것이니 임신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된다.

지금은 비록 IMF관리체제하에 있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 경제사정이 좋아지고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많은 여성들이 등산, 수영은 물론 테니스, 골프도
즐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활기차게 운동을 하고 있는 남자가 보기 좋다고 하지만 땀흘리며 운동을
하고 나서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여성의 모습은
나이를 불문하고 참으로 매력적이다.

여성들도 적절한 운동으로 자기 몸을 관리해야 항상 활력을 유지하면서
여성다움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부부가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이럴때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중에 골프를 빼놓을 수 없다.

골프는 남자들이 사교하거나 친구들과의 우의를 위해서 하는 운동만은
아니다.

부부끼리 맑은 공기속에서 정답게 대화하며 페어웨이를 같이 걸으면
부부의 애정도 두텁게 할 수 있다.

더욱 좋은 것은 둘이 같은 시간에 잔디 위를 걷기 때문에 바이오리듬이
일치하게 되고 따라서 저녁때의 부부생활에도 윤활유가 듬뿍 뿌려지는
것이다.

세속적으로 성공하고 못한 것을 떠나서 부부가 건강하세 하께 운동하면서
금슬 좋게 백년해로 하는 인생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독일에 있을 때 한겨울 눈이 하얗게 덮인 골프장을 백발의 노부부가
팔장을 끼고 한손에 퍼터를 하나씩 들고 정답게 얘기하면서 걸어가던 그림
같은 모습이 십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마치 영화속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직도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장흥열 < 한국신용정보(주)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