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적자 시정 및 한국기업의 대중국 투자활성화 방안 등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
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롱잉투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차관급)은
"김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양국간 경제교류의 거품을 걷어내고 실리를 추구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롱 부부장은 대외무역경제합작부에서 대외통상 협상대표로 활동하는 등
중국의 통상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중수교이후 양국간 경제 교류가 양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앞으로 개선돼야할 사항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중관계는 "어느 한쪽의 편향된 이익이 아닌 상호 발전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소돼야 합니다.
일부 한국 기업들은 투자의 과실만 보고 중국에 진출해 낭패를 보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법률을 정확히 알지 못한데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사전에 치밀한 전략을 세우지 않고 진출해 실패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중국으로서도 도울 수 없습니다"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 한국정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시는 지요.
"한국은 최근들어 수입규제를 차츰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농수축산물에 대해서는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국제 수출입 관행에 맞춰 이 분야의 수입규제를 대폭 줄여야 할 것입니다"
-중국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사업분야는 무엇입니까.
"중국은 현재 경기부양 대책의 하나로 인프라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추진중입니다.
한국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참여할 여지는 매우 넓습니다.
이와함께 환경분야 전력사업 농업현대화사업 등도 한국 기업에 열려
있습니다.
원유 석탄 등 에너지개발, 철강산업, 방직사업 등도 한국기업에 유망한
투자 분야가 될 것입니다.
한국 대기업의 적극적인 관심을 기대합니다.
한국이 현재 겪고있는 경제위기는 오히려 한.중 경제협력 발전의 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방식에 개선의 여지는 없습니까.
"한국의 대중국 투자액은 지난 9월말 현재 71억1천만달러에 달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노리고 중국에 진출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봅니다.
한국기업들은 대형사업 투자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가공무역이 바람직한 협력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이를 한국에서 가공, 제3국에 수출하는 겁니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고 한국은 유휴 생산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기업은 또 원자재 부족현상도 타개할 수 있습니다.
투자지역도 북동부 중심에서 중부 내륙쪽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부 내륙지역의 지방정부들은 투자유치를 위해 다양한 우대 조치를 마련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금융기관은 최근 광둥국제신탁투자공사(GITIC)의 파산으로 약 2억6백
만달러를 손해 볼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대한 중국의 방침은 무엇입니까.
"GITIC는 현재 파산절차가 진행중입니다.
이 작업이 끝난뒤 외채 원금을 모두 상환하겠다는 게 중국의 방침입니다.
물론 한국 금융기관들의 피해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요.
그러나 중국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최근들어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수출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해결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금융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중국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대외채무 만큼은 확실하게
상환할 겁니다.
이 문제는 이익 당사자간 협의로 해결될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필요하면 정부도 나설 것입니다"
-최근의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매우 낙관적으로 봅니다.
산둥성 톈진 등 한국과 비즈니스가 많은 지역의 지방정부가 대외무역경제
합작부에 한국의 상황을 문의합니다.
우리는 이에대해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한국은 양질의 노동력과 튼튼한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단행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경기회복을 위해 중국이 기여할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여부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무역흑자 기조도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이유가 없습니다.
1천4백억달러를 웃도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에
충분합니다.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환율 상승으로 중국의 대외채무 상환에 부담을
줍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곧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연쇄 평가절하를 유도,
결국 중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올들어 중국의 수출량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중국은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요.
"아시아의 금융위기로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 지역에 대한 수출은 오히려 증가추세입니다.
전체적으로 올해 수출증가율은 작년(20%)보다 5~10%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중국은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에서 많은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과도 마찬가지이지요.
올들어 9개월동안 한국은 40억달러의 대중국 무역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은 무역흑자 폭을 줄이는 데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의 일부 금융기관이 최근들어 잇따라 파산하는 등 금융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어떻게 보는지요.
"금융분야 개혁은 중국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입니다.
일부 금융기관의 파산은 금융개혁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일입니다.
이는 오히려 중국의 금융개혁이 당초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
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금융시스템 개혁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상업은행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줄여 이들 은행이 독립적인 경영을 펼쳐
나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4개 국유상업은행의
경영 건전화를 위해 자본확충 작업을 추진중입니다.
이를 위해 2천7백억위안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들 상업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요구하는 8%의
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겁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