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1%, 수출 62%, 경상이익 2백4% 증가.

(주)대우 섬유경공업 사업본부의 올 8월말 현재 영업실적이다.

불황이란 단어를 무색케한다.

위기도 기회로 바꿔 버리는 기업열전의 현장.

대우의 섬유수출 전선에서는 이런 열기가 느껴진다.

섬유업계 최악의 불황이라지만 요즘들어 오히려 빛을 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불황을 헤쳐나가는 무기도 다양하다.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원가절감, 첨단 마케팅, 우량한 재무구조 등...

그러나 IMF 파고를 넘는 가장 강력한 병기는 단연 수출이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내수기반이 큰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내수악화를 보충할수 있는 곳은 세계시장.

그래서 수출 드라이브는 IMF 한파를 극복한 기업들의 공통분모다.

이들의 수출전술도 갖가지.

대우는 중소전문업체와의 단단한 수출 파트너십을 구축, 성공한 사례다.

대우가 현재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업체는 직물 섬유사 면방 의류
텐트 등 전방위적인 섬유품목을 생산하는 7백50여개 업체.

지난해 4백여개업체에서 거의 2배나 많아진 숫자다.

부산지역 섬유업체들의 수출전담창구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은 대표적인
예다.

부산의 섬유업체와 부산시는 이 지역의 의류 신발 스포츠용품 브랜드와
마케팅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판매회사 "테즈락"을 공동설립했다.

대우도 여기에 참여, 수출창구역할을 맡은 것.

대우는 앞으로 연간 3천만달러어치의 수출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대우는 세계경영에서도 중소업체들과 손을 맞잡았다.

지난해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 중국의 소주날염공장은 국내 염색전문업체인
진양나염과 공동으로 설립했다.

대우의 자금력과 진양의 전문성을 결합하자는 아이디어였다.

그 결과 지난 8월말 현재 대우의 수출액은 약 2억8천만달러.

지난해 같은기간(1억7천만달러)보다 62%나 늘어났다.

수익성의 상승곡선은 더욱 가파르다.

올 예상 경상이익은 2백50억원.

지난해(1백22억원)보다 2배이상이나 뛸 전망이다.

섬유업계의 전반적인 공급과잉, 가격하락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화.

일반제품과는 차별화된 고급제품을 만들어 비싼 값에 파는 차별화 전략은
대표적인 불황타개책이다.

특히 불황몸살이 심한 면방업을 주력으로 하는 일신방직은 이런 고급화전략
덕분에 "잘 나가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멜란지사(원면을 염색한후 실을 뽑아 납품함으로써 의류업체에 염색할
시간을 줄여주는 특수사)는 일신방직의 간판급 특수사.

일반 대량생산 제품보다 가격이 20~70%나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일신방직의 전체 생산량중 이들 특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특히 미국시장에서 일신방직은 특수사 시장중 26.6%의 점유율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올 상반기동안 매출 26.5% 증가, 영업이익 2백20% 증가의 기록을
올렸다.

지난해 적자였으나 IMF체제이후 오히려 호황을 맞고 있다.

신성통상이 "베네통 USA" 독점공급권을 따 낸 것도 신선한 수출전략이다.

신성통상은 이탈리아 베네통의 미국시장 전용 브랜드 "베네통 USA"의 기획
초기단계부터 참여해 제품기획및 브랜드는 베네통, 유통은 시어즈백화점,
생산은 신성통상이 맡는 3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단순한 OEM을 넘어서 국제분업화를 통해 확실한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한
케이스다.

신성통상은 내년 상반기에 총 8천만달러어치의 제품을 1차 선적한뒤
2000년부터는 매년 1억5천만달러이상의 베네통 USA를 수출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직원 50명 전후의 소기업이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매년 15%이상의
수출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스웨터 수출업체 낙원섬유산업사, 경상이익
신장률 3백68%를 기록한 염색업체 영진등도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화로
IMF 파고를 넘고 있는 탈불황 업체들이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