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소 부설 원자력병원에서 환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가
대량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분실된 동위원소들은 모두 3백9개로 보호용기에 들어있지 않은 상태여서
신체에 닿을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만큼 위험하다.

과학기술부는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2동 원자력병원 동위원소 저장실에
보관중이던 암치료용 방사선 선원(방사성이 나오는 집기)이 모두 없어진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도난사실을 발견한 이 병원 직원은 "오전11시15분께 동위원소 선원을 꺼내기
위해 저장실에 가보니 출입문 자물쇠가 쇠톱으로 절단된 채 용기에 보관중이
던 선원이 도난당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분실된 방사성원소는 자궁암 치료용 세슘(Cs-137) 동위원소 17개,
구강암과 자궁경부암 치료용 이리듐(Ir-192) 동위원소 2백92개 등 모두
3백9개이다.

과기부는 이날 분실된 방사성동위원소가 감마선을 방출하고 있으며 차폐
(방사선의 차단)돼있지 않아 신체에 접촉될 경우 피부궤양과 종양 등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세슘과 이리듐은 의료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이리듐의
경우 방사선 강도가 0.01~1.42mCi(밀리큐리)정도여서 큰 피해는 없다.

그러나 세슘은 방사선 강도가 세 이번에 분실된 17조각을 한손에 쥐고 있을
경우 1시간에 받는 피폭량이 1천9백rem(렘)에 이르러 손이 잘라질 가능성도
있다.

원자력발전소 작업자에게 허용된 연간 총 피폭량은 4렘이다.

습득할 경우 원자력병원 (02)974-2501, 노원경찰서 형사과 (02)949-0330
등으로 연락하면 된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