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초중등 교육개혁안이 학습지 업계의 판도를 바꿔 가고 있다.

주입식 반복학습 위주로 교재를 꾸며오던 학습지 업체들은 쇠퇴의 길에
직면한 반면 창의력 배양 등에 중점을 둬 온 업체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학습지 업계의 이같은 지각변동은 교육부가 최근 들어 창의력 계발 및
사고력 기르기 등에 역점을 두는 교육혁신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 뜨는 해, 지는 해 =암기에서 창의력 위주로 바뀌고 있는 교육개혁의
대표적 수혜자로는 웅진과 재능교육 한솔교육 등이 꼽힌다.

이중 웅진은 IMF체제 이후 상당수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달 4천여명의 회원을 늘리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7천여명을 신규로 등록시켰다.

덕분에 웅진은 학습지 시장에 뛰어든지 불과 4년만에 35만명 가량의
회원을 거느리며 학습지 업계의 빅4로 당당히 뛰어올랐다.

지난 94년 영업 개시 후 무려 1백10%가 넘는 회원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재능교육도 빼놓을 수 없는 수혜자.

이 업체도 창의력 위주의 교재내용이 알려지면서 최근 회원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8월에만 1만1천명, 9월 1만여명 가량의 회원이 각각 증가했다.

창의력 계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한솔교육의 경우 올들어 5만명 이상
회원이 늘었다.

반면 교육개혁의 흐름을 교재에 담아내지 못해 치명타를 입는 업체로는
대교 구몬 등을 들 수 있다.

대교의 경우 올들어 3만8천여명의 회원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 7월에만 무려 2만3천여명 가량 회원이 줄었다.

대교는 예상외의 심각한 타격을 이겨내기 위해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구몬도 올들어 1만5천여명의 회원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 지각변동의 원인 =교재내용의 차이가 성쇠를 결정짓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육부가 암기, 평가위주에서 원리이해, 과정 중심으로 교육방법의 혁신을
꾀함에 따라 여기에 부합되는 학습 교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습지 회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학교재에서 각 학습지간의
차이점이 단적으로 나타난다.

재능과 웅진수학의 경우 창의력과 이해력을 길러주기 위해 수 연산 도형
관계 측도 등 5개 영역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에 반해 대교(눈높이 수학)와 구몬수학은 단순 암기를 위한 주입식
반복학습 과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대교와 구몬수학도 5개 영역을 일부 다루고 있으나 교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다.

영어교재에서도 재능과 웅진은 회화 등 실용영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대교와 구몬은 철자나 문법위주로 단순 반복식 교재를 꾸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 변화가 어려운 대교와 구몬 =구몬의 경우 단순 반복식으로 구성된 일본
구몬사의 교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교재내용에 변화를 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구몬은 지난 90년부터 일본 구몬사와 계약을 맺고 상호는 물론 교재까지
도입, 사용하고 있다.

일본 구몬에 뿌리를 둔 대교도 기존의 단순 암기식 교재를 바꾸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백여만명에 육박하는 기존 회원을 감안할 때 섣불리 교재의 틀을 바꾸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재내용을 획기적으로 변경하는데 따르는 연구개발비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때인 지난 76년부터 10여년 가량 일본 구몬사의 교재를
도입, 사용했던 경력도 교재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반해 재능과 웅진은 출발부터 자체적으로 교재를 개발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화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 류성 기자 star@ >

[ 학습지 내용 비교(수학) ]

<> 재능 - 수, 연산, 도형, 관계, 측도 등 5개 영역으로 창의력 배양에 중점
<> 대교 - 수, 연산위주의 주입식 반복학습
<> 구몬 - 계산위주의 기능반복학습
<> 웅진 - 창의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응용학습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