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5대그룹 구조조정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현대 삼성 대우 LG SK등 해당 그룹들은 긴장하고 있다.

금감위가 구조조정수단으로 내세운 무기는 조속한 계열사채무보증(상호지급
보증)해소와 은행출자전환.

그러나 걸림돌이 적지 않다.

채무보증의 가치산정과 이행당사자간의 손실분담이 쟁점이다.

<> 채무보증의 가치산정 =서로 다른 업종간 채무보증을 연말까지 없애라는
금감위요구가 실현되려면 채무보증의 정확한 가치산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5대 계열의 계열사간 채무보증은 6월말현재 10조3천4백1억원.

이중 서로 다른 업종간 보증은 70-80%로 추산된다.

은행은 보증을 없애주는 대신 보증 선 기업에 주식이나 현금을 요구하거나
같은 업종의 보증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해소되는 보증금액의 가치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해소작업이 빨라질수
있고 더뎌질수 있다.

보증대추를 신용대출로 바꿀 경우 대출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은행들은 아직 구체적인 아이디어 없이 금감위가 제시해줄 모델만을
기다리고 있다.

<> 이해당사자의 손실분담 =은행출자전환에서 제기될수 있다.

5대 계열 빚을주식으로 바꾸면 은행은 당장 이자를 받지 못한다.

손실을 보는게 당연하다.

해당기업의 경영성과가 좋아져 주식값이 오르면 은행이 이익을 볼수는
있다.

이는 먼 훗날의 일일 뿐이다.

이 때문에 출자전환하면서 해당 계열사에 적정한 손실을 분담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경영권박탈이다.

은행들은 동아건설과 거평에 출자전환을 결의하면서 최원석 전 회장과
나승렬 전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했다.

5대 계열에도 이같은 손실을 분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럴 경우 출자전환자체가 안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이에따라 경영권유지여부가 손실분담이라는 대원칙에 어느정도 부응하면서
결정될지가 관건이라고 할수 있다.

<> 은행에 힘이 있는가 =5대 계열구조조정은 금감위가 정책을 세우지만
실제 은행 손을 통해 이뤄진다.

쟁점이 되고 있는 부실계열사 추가퇴출도 결국 은행의 여신중단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채무보증해소나 출자전환도 모두 은행이 움직여야 한다.

기업 못지않게 은행들도 벅차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은행은 힘이 있다. 그동안 제대로 힘을
써보지 않아 자신의 힘이 얼마나 큰지 모를 뿐이다"고 강조했다.

< 고광철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