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일부 단기예금 금리가 연10%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여유자금을 단기상품 위주로 투자해온 예금자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푼돈이라도 알뜰히 모아 목돈을 만들어온 가계로서도 앞으로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할 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올초 연20% 안팎의 고금리에 맛들인 예금자라면 지금의 저금리 추세가
여간 낯설지 않다.

그러나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그에 걸맞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

어차피 현 시점에서 재테크를 위한 투자대상을 금융상품에서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사람들은 금융상품 투자에 관심을 두는 가운데 조금씩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릴 전망이다.

이에따라 저금리 시대에 걸맞은 금융상품투자 원칙을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한다.

<>연20%의 고금리 금융상품을 하루빨리 잊어라. =앞으로 금리가 크게 치솟
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정부가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제2의 위기가 닥치지않는
한 과거와 같은 고금리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

따라서 과거의 고금리에 집착한다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손해보기 십상이다.

현재 금리수준을 받아들이면서 그같은 조건 속에서 가장 나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현명하다는 얘기다.

<>예전에 가입한 고수익 상품에 추가로 저축하라. =새롭게 가입하는 대부분
예금으론 연10%이상의 고수익을 얻기가 어렵다.

세금을 떼면 연 8%도 안되는 이자를 쥘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연13~15%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상품에 추가로 돈을 불입하면 그만큼
이득이 되는 셈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은행권의 신종적립신탁이 꼽힌다.

이 상품은 올 초에 고금리 채권을 많이 편입시켜 지금 가입해도 연13%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가급적 단기상품에 투자하라. =금리하락세가 완연하긴 하지만 어느 선이
안정적인 수준인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고 있다.

누구도 이 정도면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금리가 없다는 얘기다.

자연히 앞으로의 금리흐름은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금리가 어느정도까지 하락하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단기로 투자하다 금리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거나 오름세를 보일
때 투자패턴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여유자금의 50%는 3개월 안팎의 단기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틈새상품을 찾아라. = 실세금리가 하락하면서 모든 금융기관의 수신상품
금리가 연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

현재 금융기관들은 개인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일부 손실을 보더라도 개인들을 위한 예금 상품금리는 가급적 늦게 조정하
고 있다.

이에따라 잘만 선택하면 기대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은행별로도 제시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만큼 금리를 비교해보고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종합금융사 발행어음이나 신용협동조합 예탁금 등 다른 금융권 상품을
눈여겨보면 연12~13%의 확정이자를 지급하는 상품도 많다.

<>대출은 가급적 천천히 받아라. =수신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따라서 지금 돈을 빌리는 것보다 한 달뒤에 빌리면 그만큼 대출이자를 덜
물어도 된다.

고금리로 대출받은 자금이 있다면 하루빨리 상환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모든 금융기관이 신용도가 우수하거나 담보가 있는 개인에게 대출을
늘리는 추세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도 돈을 빌릴 수 있다면 고금리 대출금을
하루빨리 정리하는 게 낫다.

예금을 담보로 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그 방법도 고려
할만하다.

이와함께 금융기관 창구에 가서 대출금리를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1~2%포인트 정도의 약정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안전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금융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고는
하지만 금융기관 부도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는 앞으로 시장에서 도태되는 금융기관은 곧바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
다.

은행은 물론 증권 투신 종금사 신용금고 등 어떤 금융기관이라도 부실이
심화되면 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기관을 고를 때 건전성 지표를 눈여겨봐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
다.

각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고금리에만 현혹돼 안전한 금융기관 고르기를 소홀
히하면 뜻하지 않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간접투자로 감각을 익혀라. =금리가 떨어지면
서 주식형 수익증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반면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목표수익률이 크게 내려가면서 인기가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다.

따라서 주식투자를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주식형 수익증권을 통해 감각을
익히는 것도 고려할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수익증권의 경우 공사채형이나 주식형 구분없이 운용한 실적대로
수익을 돌려주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원금까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