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포드 GM 크라이슬러등 미국 자동차업계 "빅3"와 연쇄접촉,
기아자동차 인수를 위한 외자유치 작업에 본격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낙찰자로 선정된 19일 저녁 이유일
해외담당 사장을 빅3가 몰려있는 미국 디트로이트로 급파했다.

오는 12월 1일로 돼 있는 기아 주식인수계약에 앞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첫 단계다.

이 사장은 디트로이트에 머물며 포드자동차 웨인 부커 부회장은 물론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진들과 만나 기아자동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문제를 논의한다.

특히 기아의 기존 대주주인 포드와는 기아 인수후 기아가 개발한
소형승용차 "B-III"를 공급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이 자리에서 기존 지분을 인정해줄 것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여
포드가 컨소시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GM 크라이슬러 등도 한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기아 인수 컨소시엄에
들어와 달라는 현대의 권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이와 함께 유럽 메이커들과도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의 기아인수 실사단장인 이방주 부사장은 "외국 자동차메이커와
해외금융기관들을 통해 대규모 외자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미 상당부분의
작업이 이뤄져 곧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의 기아 인수는 대우, 삼성자동차등 국내 자동차 업계 전반의 글로벌
제휴를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현대와 안정된 2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미국 GM과의 자본제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우는 특히 외자도입은 물론 국내외 자동차 관련 전 생산부문에 대한
제휴도 추진중이다.

대우는 지난 1월부터 GM과의 협상에 착수했으나 최근 GM의 장기간의
파업에 따른 손실과 GM 경영진 교체등이 겹쳐 협상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구 대우자동차 사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진 메이커와 손잡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GM을
포함, 해외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는데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아 인수 실패후 독자경영을 모색하고 있는 삼성은 유럽계 메이커등
해외 자동차 업체와의 자본 제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은 또 기술 제휴선인 일본 닛산자동차로부터 대미 수출용 차를
위탁생산 하는등 생산분야에 대한 제휴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해외 업체와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제휴에 실패할 경우 자칫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는 대규모 인수합병, 부품 공용화, 공동 기술개발
등을 통해 원가절감, 개발기간 단축, 환경친화적 기술개발등에 공동 보조를
맞추며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