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앞으로 1년간 한자릿수 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영업전략을
다시 짜기 시작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16일 본점에서 임원 본부부서장 연구소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권 판도변화와 하나은행의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회의를
갖고 한자릿수 금리시대에 맞게 영업전략을 전면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김 행장은 부서장들에게 다음주까지 대응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김 행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옮겨갈
것 같지 않으며 주식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앞으로 1년간 한자릿수 금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국제투기자본인 헤지펀드들의 교란으로 제2환란이 생기지 않는
이상 시중금리가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행장은 "해방이후 시중 금리가 한자릿수로 접어든 것은 처음있는 일인
만큼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며 "중견 기업및 개인위주 영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아도는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부서장들과 연구소 직원들은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돈이
은행권 4백70조원(은행계정 3백60조원, 수익증권 73조원, 현금 40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와관련, "은행에선 3개월짜리 대출을 쓰라고 하는데
기업들은 1년짜리 대출을 선호하고 있다"며 "연 기금등 기관투자가들도 1년
짜리 채권을 매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등 전체적인 자산운용이 달라지고
있어 은행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