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간후 배값이 잃었던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올 추석대목에 이례적으로 사과보다 싸게 팔렸던 배가 추석이후 꾸준한
가격상승에 힘입어 다시 사과를 눌렀다.

태풍으로 남부지방 과수원에서 배가 많이 떨어져 공급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

추석전까지만 해도 "고급과일"인 배는 지난해보다 20~30% 싸게 팔린 반면
"대중과일"인 사과는 30% 가량 비싸게 판매됐다.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배가 사과보다 불황을 더 심하게 탔던 탓이다.

이 바람에 사과의 대표인 후지가 배의 대표인 신고와 "맞먹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추석이후 사과값은 내림세, 배 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15kg짜리 특품 기준으로 신고는 4만1천원,
후지는 3만1천5백원에 경매됐다.

다만 14일엔 비가 내린 바람에 찾는 고객이 줄어 신고든 후지든 일시적으로
값이 뚝 떨어졌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