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지난 추석때 인터넷 신세를 톡톡히 졌다.

농림부가 인터넷에 올린 "농축산물 전자직거래마당"을 활용, 가족및 친지들
에게 전할 정육및 과일세트 등을 손쉽게 구입했다.

장바구니 대신 "클릭클릭"으로 추석쇼핑을 간단히 끝냈다.

덕분에 명절때면 남대문시장이나 백화점을 찾아 밀리는 인파속에서 선물을
골라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난 것이다.

추석기간중 고향을 찾지 못한 L씨도 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사이버쇼핑몰을
통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선물을 보냈다.

이 회사가 제공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특히 제일제당의 인터넷쇼핑몰은 백화점보다 제품에 따라 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쇼핑시간 절약과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큰 이득을 본 셈이다.

사이버 쇼핑시대가 열리면서 이처럼 "시장"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으레 인근 재래시장이나 백화점 등을
찾았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사이버마켓이 그세를 넓혀 가면서 무형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사이버 쇼핑몰은 기존 시장에 비해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대표적 장점중 하나는 쇼핑몰 주소만 있으면 안방에서도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수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를 2~3분 정도만 움직이면 원하는 물건을 살수 있다.

"컴맹"이라도 5분 정도만 그요령을 배우면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굳이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매장까지 차를 몰고가는 등의 불편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쇼핑현장에서 일어나기 쉬운 "충동구매"의 유혹에서 벗어날수 있는것도
또다른 장점이다.

다양한 상품정보를 비교, 꼭 필요하면서도 싸고 좋은 제품만을 살수
있어서다.

보다 큰 특징은 쇼핑공간이 국내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용산전자상가는 물론 미국에 있는 월마트에 들어가서 자동카메라나 오디오
등을 살수 있다.

사이버 네트워크의 발달로 쇼핑의 국경이 없어진 셈이다.

인터넷 상거래의 이익은 소비자만의 몫이 아니다.

공급업체들도 상품재고를 쌓아두고 이를 운반해야 하는 물류비부담을 크게
줄일수 있게 됐다.

적은 인력으로 24시간 장사를 할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때문에 다른 무점포 상거래와 마찬가지로 시중보다 훨씬 싼값에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버쇼핑몰이 늘고 있다.

이에따라 사이버시장은 국내에서도 첫선을 보인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기간동안 급속한 신장세를 지속해 왔다.

미국 포레스터 리서치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인터넷 상거래규모
는 11억8천8백만달러 정도.

21세기에 들어서면 거의 6배인 65억8천만달러에 이를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사이버쇼핑몰이 6개월 단위로 2배씩 늘고 있다.

일본도 지난 96년 5백여개에 불과했던 사이버 쇼핑몰이 금년초에는
3천5백개로 늘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쇼핑몰이 2백50여개로 아직은 초기단계이나 성장속도에서
다른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4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매출규모가 해마다 2백%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 2000년에는 4백50억원, 2002년에는 2천억원을 웃돌 것이라는게
LG경제연구원의 전망이다.

참여 대상업종도 롯데백화점을 선두로 한 백화점 등 유통업계와 비자 등
신용카드업계, 하이텔 등 PC통신서비스회사들을 다양하게 망라하고 있다.

제일제당 등 제조업체들도 이에 가담, 시장분위기가 마치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21세기 사이버마켓 시대에 대비, 최근 정부도 이에 가세했다.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부처가 지난 9월14일부터
2개월간 "사이버 쇼핑 엑스포 98"을 열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다.

또 농림부는 지난 6월 "농축산물 전자직거래마당"을 개설한데 이어 추석
기간중에는 우리 농산물을 거래하는 쇼핑몰을 통합 운영, 큰 호응을 얻었다.

사이버쇼핑몰은 제품을 직접 보지 않고 사기 때문에 반품 환불 등의 사례가
빈번히 일어날 소지가 크다.

카드번호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도 있다.

국가간 상품거래에 따른 관세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점도 심각한
현안이다.

그러나 얼마후면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 제품을 입체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온다.

개인정보의 비밀을 지켜 주는 각종 시스템도 잇달아 개발되고 있다.

결국 21세기는 "클릭 클릭"이 소비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