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난달 초부터 정부 각 부처와 잇따라 당정회의를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법 법인세법 부가가치세법 조세감면규제법
소득세법 등의 38개 법 개정안을 우선적으로 심의하기로 했다.

나머지 법안들에 대해서도 회기 내에 가급적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발의 법안 일부는 그러나 당정간의 견해 차이로 내용이 수정되거나
처리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정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들을 간추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건설교통부와의 당정협의에서 당측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중에 처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국민회의 박광태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12일 "현재 전국의 16개 공항은 공항
관리공단이 통합해서 관리하고 있는데 인천 국제공항만 별도의 법인이 관리
하게 될 경우 공항간 연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은 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설립되면 다른 공항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국민회의는 정부측에 법안 내용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를 요청했다.

때문에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지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당측은 기획예산
위원회와의 당정협의에서 "정부출연 연구소에 대해 자체감사와 감독기관의
감사 이외에 감사원 감사까지 받도록 하고 있어 중복감사에 따른 업무의
효율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비리혐의가 포착될 경우에만 감사원 감사를 받도록 관련
조항을 수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농업기반공사법 =농림부와의 당정협의에서 당측은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
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내용의 이 법안에 대해 당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고용문제에서 가급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안을 보완해
줄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외국인 투자촉진법 =재정경제부와 당측이 개정안 내용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당측은 관광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각종 세제혜택을 줄 예정
이지만 재경부가 세수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외자유치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
이다.

<>인권법 =인권위원회를 정부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특수법인 형태로 설립
하겠다는 법무부의 방침에 당측은 반대하고 있다.

당측은 이같은 형태로 인권위원회가 운영될 경우 법무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아예 대통령 직속의 정부기관으로 설립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을 통합하고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당정간 마찰이 일고 있다.

국민회의 정책관계자는 "아직 정부측 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기획예산
위원회에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되어서는 안된다"며 "인사위원회의 독립적
위상을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