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발표한 사업구조조정이 미진하다고 평가한 정부는 드디어 반도체와
발전설비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넣겠다고 발표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12일 오전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연차총회에서 기업개선
작업이 부진하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외환보유고나 금융구조조정에서 성공하고 있다는 외국금융기관의 찬사에
우쭐했던 이 장관이었다.
캉드쉬 총재도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개혁을 성공적
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문제에 관해 "아직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게 없다"는
지적을 받고 이 장관은 얼굴을 붉혀야 했다.
그런 비판때문인지 IMF연차총회를 마치고 돌아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사업구조조정이란게 해당기업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게 재계의 논리다.
어찌됐든 정부와 재계가 구조조정문제로 정면충돌하는 양상은 보기가 좋지
않다.
한국경제를 사람으로 치면 기업은 몸통이라고 할 수 있다.
몸통이 여의치 않다고 잘라낼 수는 없다.
필요한 약과 주사를 놓아 고쳐가야 한다.
구조조정은 어차피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정부와 재계가 반목하기보다는 서로 승리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게 시급
하다.
고광철 < 경제부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