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제2의 외환위기는 절대 없다.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인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

"한국은 태국과 함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성공하고 있다. 두 나라엔 고통스런 조치를 취할 의지를 갖고 있는
지도자가 있다"(클린턴 미국 대통령)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3차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합동 연차총회에서 한국이 거둔 최대의 수확이라면 역시
한국경제의 개혁 노력에 대해 국제사회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경제위기 극복에 "청신호"가 될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실제로 총회에 참석한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국제금융계 핵심인사들로
부터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는 이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개혁을 추진
하면서 다른 신흥공업국과 다른 점을 보여 줬다"며 "한국경제는 올 4.4분기
바닥을 치고 내년초부터는 회복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경제연구소장은 "한국의 개혁정책은 성공적이며
일본보다 잘 추진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충분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점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캉드쉬 IMF총재는 "한국의 투자설명회에 IMF 간부들을 보내 지지연설을
하도록 하고 중기재정계획을 세우는데도 기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IMF 입장에선 지난해 이후 구제금융을 제공한 외환위기국 중에서도 한국을
최고 "모범생"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IMF총회 기간중 워싱턴에서 연 한국투자설명회(코리아 포럼)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는게 정부의 자평이다.

2백여명의 외국인투자자들이 참석한 이번 설명회엔 특히 피셔 IMF 부총재와
버그스텐 미국경제연구소장이 찬조연설을 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재경부 관계자는 말했다.

물론 설명회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한국 기업의 부채규모와 기업구조
조정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얘기다.

이번 총회엔 정부 관계자 말고도 홍세표외환은행장 양만기 수출입은행장 등
13개 은행장이 대거 참석해 외자조달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일부 은행장들은 구체적인 외자유치 건을 성사단계로까지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